-
-
영화관에 간 의사 - 영화관에서 찾은 의학의 색다른 발견
유수연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9월
평점 :

의사가 영화 속 의학과 관련된 부분을 직업적 혹은 자신의 전공과 연결지어서 본다면 어떨까? 이 책은 실제 신경과 의사가 직업병을 발휘해 색다른 관점으로 영화를 감상한 이야기다. 총 21편의 영화 중 내가 본 영화는 9편. 난 아무생각없이 봤던 영화가 의사의 시점으로 봤을 때는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싶어 신기하면서 흥미로웠다. 저자가 그리스로마 신화, 판타지 문학에도 조예가 깊은지 영화 속 스토리와 관련된 신화의 이야기를 연결시켜 놓은 것을 보고 감탄도 했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었다기보다 겉핥기 식으로 깨작깨작 주요 부분들만 읽었던 나로서는 놀랍기만 했다. <듄> 시리즈를 보진 않았는데, 이 시리즈가 그리스로마 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건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이런 연결고리를 미리 알고 그 부분에 관한 신화를 읽은 후 영화를 감상하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 유명한 <올드보이> 역시 신화와 매치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 역시 올드보이를 매우 감명깊게 봤었고, 오래전 봤지만 지금도 주요 장면들이 떠오를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었음에도 다른 시각, 관점으로 영화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매치된 신화를 찾아서 읽어본 후 올드보이를 다시 관람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 역시 조금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느낄 수 있으려나.. <매드맥스>에서 등장하는 여러 질병들에 대한 이야기도 참 흥미로웠다. 극도로 파괴된 미래사회에서는 건강하게 살아남는 것 자체가 미션이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달까.. 많은 영화들이 그리스로마 신화를 오마주 하거나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음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끄집어낼 수 있다는 것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그리스로마 신화를 좀 자세히, 제대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