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알을 낳았어요 즐거운 그림책 여행 29
양정숙 지음, 전미영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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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읽으면서 초등학교 시절, 학교 앞 혹은 문방구에서 팔던 병아리들이 생각났다. 정말 많은 병아리들이 아이들의 하교 길에 동행을 했고, 이미 병들었거나 약해져 있던 생명들은 거의 대부분 얼마 뒤에 세상을 떠났다. 그중에서 살아남아 성체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했다. 중학교 친구네 집에 학교 앞 병아리 시절을 지나 성체가 되어 있던 닭을 본 적이 있다. 얼마나 잘 성장했던지, 그렇게 잘 키워낸 친구네가 참 신기했었다. 왜냐하면 당시 나 역시 다른 아이들처럼 몇번이나 병아리를 구입해 집으로 데려왔었고, 나름 열심히 먹이를 주고 돌봐줬지만 보통 2~3일 내에 죽어 버렸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동화책 덕분에 거의 기억할 일 없었던 그 시절의 병아리들과의 일을 추억해볼 수 있었다.


종종 SNS 영상 혹은 유튜브에서 마트에서 구입한 유정란 부화에 성공한 사례들을 종종 봤었다. 아이들 과제 혹은 실험의 주제가 되는 경우들도 있었다. 부화에 성공한 경우가 제법 있어서 놀랍고 신기하긴 했지만, 그렇게 부화 시킨 생명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건지에 대해선 걱정스럽기도 했다. 닭이든 메추리든.. 솔직히 도심 아파트에서 쉽게 키울 수 있는 동물은 아니지 않은가. 도시가 아닌 농장이 있는 경우라면 또 모를까. 부화을 시도해 보는 건 좋지만,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운 후에 했으면 싶은 바램이다.

한참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베란다에 두고 잊고 있었던 유정란 사이에서 검은 병아리 한마리가 태어났다. 현수는 병아리를 키우고자 했고 엄마는 키울 수 없다며 못마땅해 했지만, 결국 현수에게 져주고 말았다. 현수에 의해 까망이라는 이름이 생긴 까만 병아리는 현수의 애정어린 보살핌 아래 쑥쑥 잘 클 수 있었다.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주었던 현수와 까망이. 하지만, 커갈수록 까망이의 돌발 행동들이 늘어가기 시작했고 결국 화가 폭발한 엄마는 농장에 보낼 생각을 한다. 까망이는 어떻게 될까?!

'개'라는 생명을 키우면서 점차 다른 동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그럼에도 조류 쪽은 여전히 낯설고 다가서기가 참 어렵다. 얼마 전, 다친 참새를 손에 쥐는 것도 제법 용기가 필요했더랬다. 그런데 키우는건 또 다른 단계가 아닌가.. 부화 시킨 생명을 나몰라라 할 수는 없을테니, 난 절대 집에서 아이들과 달걀을 부화 시키는 일은 하지 않을 참이다. 그냥 누군가의 성공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 아이들에게 달걀 부화라는 호기심이 생길 수 있는 동화책이긴 하지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동화책이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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