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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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는 이 소설.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의 작품이다. 일본은 정말 신기하게 버튼 하나 누르면 작품을 뱉어내는 듯한, 천재적이면서도 다작을 쏟아내는 작가들이 제법 많다. 내가 볼 때 이 작가도 그런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러니 당연 궁금할 수밖에. 이번 작품은 형사물이다. 형사물, 좋아하는 소재 중 하나라 기대가 되었다. '가쓰라 경부'를 주인공으로 총 5개의 사건을 만나볼 수 있었다.

- 낭떠러지 밑 : 친구를 가려서 사귀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이야기. 사고의 원인 제공자면서 그 사실을 숨기고 피해자의 가족이자 친구인 M을 기만해 왔던 한 명, 진실을 알면서 입을 다물고 있던 친구 자격이 없는 두 명. 그리고 자신에게 벌어졌던 불행한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된 M. 씁쓸함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그나저나, 흉기는.. 예상치 못했다. 난 고드름을 생각했었는데, 이건 아마도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 대부분이 생각할 수 있는 흉기였지 싶다. 예측 가능한 흉기는 애초에 제외하고 생각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 졸음 :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하필이면, 동시에 같은 이유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걸까. 우연이긴 하지만,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사건에 혼선을 주다니. 기가막히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게 아닐까?

- 목숨 빚 : 딸보다 더 소중한게 은혜를 갚는 건가.. 그 은혜를 좀 다른 방법으로 갚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좀만 더 깊이 생각했더라면.. 좀만 더 신중하게 고민했더라면.. 은혜도 갚고 딸의 인생도 망치지 않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었을 것을. 이건 너무 황당하고 편협한 생각이 아니었나 싶다. 이 일로 취업까지 지장이 생기게 된, 평생 꼬리표처럼 달고 살아야 하는 딸은 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 가연물 :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사건. 그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 방법이 너무 과격했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효과가 확실하긴 했다. 그래도..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아무리 과거에 일이 있었다고 해도 심하게 과했다. 자칫 큰 사고로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도 했으니까.

- 진짜인가 : 성동격서 닮은 꼴. 실제 사건 속에 진짜를 감춰놓고 가짜가 진짜를 실감나게 연기한다. 진짜는 가짜를 조종하며 이득을 취하려 했다. 세상에 못된 놈 참 많다.

작은 단서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단서들 사이에서 수상한 점을 캐치해 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가쓰라 경부.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재능으로 그는 사건들을 하나하나 수사해 나갔다. 읽으면서 했던 예상들이 자꾸 비껴갔고, 예상치 못한 결말은 황당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역시, 탁월한 이야기꾼! '가쓰라 경부'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의 시작인 듯 한데, 앞으로가 기대된다. 새로운 형사물 시리즈가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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