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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사랑받을 만해 ㅣ 단비어린이 문학
임서경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8월
평점 :
잔잔한 감동에 참 좋았던 동화책 <충분히 사랑받응 만해>. 읽기 시작하니 뚝딱 읽어낼 수 있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 다양한 동물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중에는 좀 특별한 사람, 동물들이 있다. 일반적이지 않다보니 꺼려질 수 있는, 쉽게 다가가기 힘든, 하지만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이 동화책을 통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일반화 하고 있는지, 특별한 이들에 대한 편견과 배려는 없었는지, 생명에 대한 존중은 생각해보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변치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아닐까? 여러 부분에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감동적인 세 편의 짧은 단편을 만날 수 있는 이 동화책, 많은 아이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시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오고갔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장애아에 대한 편견이 많고, 장애아를 위한 시설을 쉽게 지을 수 없는 나라다. 학교라도 지으려면 벌떼처럼 달려드는 주변 주민들의 반대 시위와 맞서야 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 하나 만들려면 수많은 민원과 청원이 필요하다. 물론 일반 사람들도 편의시설을 쉽게 획득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보통 일반 사람들을 위한 투자가 더 많지 장애인들을 위한 투자는 그에 비할바가 못된다. 수많은 반복된 치료와 학습이 필요한 장애아들을 위한 시설과 지원이 참 절실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더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겠구나 싶었다.

버려진 유기견 동경이.. 멀쩡한 강아지들도 수없이 버려지고 입양이 쉽지 않아 안락사 당하는 강아지들이 많은 현실에 장애견의 입양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그 일을 동경이가 해냈다. 안타까운 동경이의 사연에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불과 몇일 전에 9년을 함께한 반려견을 떠나보낸 일 때문에 더 감정을 이입해서 읽었던 것 같다. 유기견의 들개화는 결국 인간들의 잘못에 의한 것이다. 유기견들에 대한 대책은 있어야겠지만, 안락사 외의 방법들이 논의되었으면 좋겠다. 동물 병원비를 낮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사람 의료비보다 더 비싼 동물 의료비로 인해 버려지는 일도 부지기수이니 말이다.
고라니. 우리나라에서나 골칫덩이로 여겨지지 사실 세계적으로는 멸종 위기종에 속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많은 걸까. 그게 참 신기하다. 우리나라 동물들의 삶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훼손되는 자연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먹을 것이 없어 인가에 내려왔다가 쫓기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동물을 배려하는 일은 개발자들에게 고려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난개발로 인한 문제점이 심각한만큼 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개발 정책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정말 공존해야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닌가. 생명에 대한 존중이 당연한 세상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