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에이저
신아인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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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 읽는게 점점 힘들어진다. 집중도 잘 안되고.. 가까스로 한번 고비를 넘겼던 럭키가 다시 상태가 점점 안좋아지다보니 계속 체크해가며 병원을 오가다보니 일상이 무너져 버렸다. 해야할 일을 놓치기도 하고,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게 시간을 흘려 보내기도 하고.. 정신도 마음도 럭키에게 쏠려있다보니 책을 쌓아놓고 잊고 있었다. 날짜를 보고서야 깜짝 놀랬다. 벌써 날짜가 이렇게 흘렀다니.. 잠든 럭키를 보면서 책 한권을 집어들었다. 어차피 새벽에 배변을 한번 나가야 하니 그때까지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고 책을 좀 읽자 싶었다. 그렇게 손에 쥐고 읽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줄거리를 보고 궁금했던 책인데, 읽다보니 소년범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법 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워킹맘, 그것도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이 케어에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워킹맘이 아닌 맞벌이도 마찬가지지만, 사회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탁상공론만 난무하거나, 진짜 필요한 제도와 지원은 쏙 빠진 수박 겉핥기 식의 대책들만 나오니 육아 현장에선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체를 지원하는게 아니라 매번 차상위계층 위주의 지원이 이루어지니 이건 언젠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암튼,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하나뿐인 아들에게 제대로 신경을 써주지 못하고 있는 해수는 자신의 커리어와 일에 대한 욕심이 크다. 그렇다보니 아이 케어를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일에 매진하는 일이 많았고, 그로인해 아들 도윤과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해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세대 프로파일러이자 소년범 전문 경찰이다. 또 아들에 대한 학구열도 높은 엄마이기도 하다. 아들을 자신이 다녔던 명문고등학교에 입학 시켰는데, 이 학교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그것도 아들 도윤이 연관되어 있는 듯 보였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걸까. 엄마 혹은 프로파일러의 입장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해수. 사건을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소름 돋는 전말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다. 점점더 교묘해지고 영악해지는 아이들의 범죄가 걱정이 되는게 현실이다. 그런데 갈수록 늘어나고 잔혹해지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미비하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도 하지만, 가해자 부모들의 자기 아이 감싸기도 심각하다. 그게 범죄를 더 키우게 되는 일이라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이를 위한 대책은 정말 없는걸까?

아이에 대한 학구열도 문제기는 하다. 요즘은 몇년치의 선행학습이 이뤄지고 있으니 아이들의 스트레스 강도는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정신과 약을 먹는 아이들도 많다고 하니 사회적으로 보면 정말 큰 문제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런 문제를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더 사교육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도 같다. 부모에 의해 공부를 강요받고 하루종일 학원을 돌아야 하는 아이들이 비뚤어지는 것도 결국 어른들의 잘못인 셈이다. 저학년까지는 놀게 해주고 싶은데 현실은 공부를 안 시킬수가 없다. 학원을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학원에 가야 친구를 만나니까. 이 잘못된 구조가 고쳐질 수는 있는 걸까? 소년범에 대한, 학폭에 대한, 소년법에 대한.. 심각한 논의가 사회적으로 필요하다 생각된다. 더 강한 처벌과 평생에 걸친 불이익이 청소년 범죄자들을 따라다니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사회적인 문제로 심각하게 다뤄져야 할 소년범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소년범들이 늘어나는 이유를 짚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는 지금의 법의 허점을 노린 소년범들과 그런 소년범들을 이용하는 성인 범죄자들이 죄의 댓가를 톡톡히 받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고 무거운 처벌이 내려지면 좋겠다. 이 문제를 깊이있게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이 소설, 많은 이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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