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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 두 번째 ㅣ 패닉룸
H. P. 러브크래프트 외 지음, 정진영 옮김 / 책세상 / 2024년 7월
평점 :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 두번째>는 '세계 호러 걸작선 2'의 개정판이다. 왜인지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작품이 빠지고 8편의 작품만 다시 묶여 출간되었다. 평소 고전은 별로 잘 손대지 않는 편이다. 아무리 유명한 고전이라도 막상 읽으면 잘 읽히지 않고 공감도 잘 안되서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 많지 않아서다. 그런데 기담은 워낙 잘 보는 장르 중 하나라 고전이라도 어렵지 않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아 읽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쉽게 이해되지 않는 작품도 있었고, 호러라기엔 블랙코미디에 더 가까운 작품도 있었다.

오스카 와일드의 캔터빌의 유령. 유령이 이렇게까지 무시를 당할 수 있는건가. 쇠사슬을 끌고 나타나고 몰래 나타나도 귀신의 집에 새로 이사온 미국인 가족은 눈 하나 깜빡 하지 않고 오히려 유령을 농락한다. 삼백년 묵은(?) 유령이 이렇게 무기력할 수 있나?! 윌리엄 체임버스 모로의 가공할 만한 적에서는 애정을 증오로 바꾼 한 남자의 처벌한 복수극을 보여준다. 복수가 복수를 낳아 불필요한 희생자까지 만들고 더 큰 증오를 쌓으며 악의만 남았으니 그 결과는 당연한 일일터였다. 아서 코넌 도일의 새녹스 사건은 애초에 여자의 행실을 눈치 챘을때 단속을 확실히 하던가. 굳이 그렇게 끔찍하게 마무리를 해야 했을까. 그냥 관계를 정리해버리지. 아,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이혼이 쉽지 않았을까?
뒤이어 이어지는 작품들을 계속 읽어나갔지만, 역시 시대적 문화 차이 때문인지 이야기가 무엇을 풍자한건지 이해하지 못한게 대부분이다. 기묘한 이야기들인 것은 맞으나 기대했던 호러적인 부분은 조금도 맛볼 수 없었다. 이런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