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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머릿속 아귀 씨 ㅣ 마음 잇는 아이 23
강다민 지음, 홍그림 그림 / 마음이음 / 2024년 7월
평점 :
겉에 보이는 상처는 다양한 치료법에 의해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는 맞는 치료법을 찾아내는 일부터 치료가 되는 과정까지 쉽지 않습니다. 겉의 상처처럼 쉬이 완치가 되지도 않지요.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는 상처다보니 무심코 넘기거나 참는 일이 많습니다. 그럴수밖에요. 마음이 아프다고 하면 주변의 시선부터 달라질 테니까요. 외국처럼 심리치료나 정신과치료를 일반 진료처럼 아무렇지 않게 받는 일은 우리나라에선 아직 쉬운 일이 아니예요. 그렇다보니 숨기거나 참고 넘기는 일이 대부분이지요. 그렇게 감정이 쌓이고 아물지 못한 상처가 반복되다 결국 한번에 터지는 일이 생깁니다.
수많은 사연, 수많은 상황들 속에서 각자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지만 너무 치열하게 부딪히다 방전되어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다큐멘터리로 본 적이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밖에서는 멀쩡해 보이지만 집은 엉망진창 쓰레기 더미로 만들어놓고 밖에서 힘을 다 사용한듯 집에만 오면 방전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요. 결국 나중에 특수청소를 부르거나 몰래 이사를 가버리는 것을 보면서 참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혼자 사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였는데 특수청소 하시는 분의 인터뷰를 보면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다고 걱정스러움을 표하는 것에 한숨이 절로 나왔었지요. 이 동화를 읽으면서 그 프로그램을 봤던게 떠올랐습니다.

연하의 엄마는 홀로 연하를 키우며 애를 쓰다가 완전 방전이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하루종일 누워만 있는 엄마가 연하는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얼마간은 할머니의 도움을 받았지만, 노력하지 않는 연하 엄마의 모습에 실망한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가버렸고 연하는 홀로 엄마의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지금 엄마의 마음이 아픈 것이 자신 때문은 아닐지 걱정하는 연하의 모습과 점점 엄마의 우울증을 닮아가는 듯한 연하의 모습은 가슴을 덜컥하게 만들기도 했어요.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울지, 지금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보니 너무나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연하 엄마의 우울증이 이해가 됐지만, 한편으론 아이를 두고 우울증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답답했어요.
우울증으로 인해 방치되어 버린 연하의 모습이 너무 마음 아팠어요. 그러면서도 엄마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사랑스럽기만 했지요. 연하의 모습을 보면서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아이가 부모를 사랑하는 것이 더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맹목적일 수밖에 없는 아이의 부모를 향한 사랑은 그 어떤 사랑보다 크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그 사랑이 엄마를 조금씩 우울의 늪에서 끄집어 냈으니 사랑의 힘은 그야말로 위대함 그 자체인 것 같아요. 세상 모든 부모님들, 아이를 위해서라도 마음을 다잡고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세상 단하나 뿐인 소중한 존재잖아요. 힘들면 힘들다 인정하고 조금 쉬어가는 것도 괜찮아요. 아이들도 충분히 이해 해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