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가 사라진 정오 NEON SIGN 8
김동하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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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는 곳엔 반드시 어둠이 존재 한다. 빛과 어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짝궁인 셈이다. 빛을 받는 우리는 어둠인 그림자도 같이 얻었다. 보통은 있는지 없는지 관심을 두고 보지 않는 그림자를 떼어낼 수 있다면? 그 떼어낸 그림자를 팔 수 있다면? 그림자와 함께 슬픔도 같이 사라진다면? 당신의 선택은?! 만약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있다면, 슬픔이라는 감정 자체를 가져가는게 아니라 특정 부분의 슬픔만을 가져가는 거라면 그렇다면 아마 나도 팔아볼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평소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한들, 반드시 함께 존재해야 하는 빛과 어둠의 한면이 사라지는데 과연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는게 맞을까? 행복이 있다면 상반되는 슬픔이라는 감정 역시 짝궁처럼 따라 붙어야 맞는데, 슬픔이 사라진다면 행복도 함께 사라지지 않을까? 만약 '그림자 상인'이라는 자가 나타나 그림자를 팔라고 한다면 한번쯤 깊이 생각해 봐야할 일이다. '그림자 상인'이라는 자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을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2~3년 정도의 기억을 잃어버린 정오. 엄마에 의하면 교통사고를 당해 한참 동안 깨어나지 못하다가 깨어난 것이라 했다.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방을 둘러본 정오는 자신이 공시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몇년간 공부한 것 또한 모두 잊었다는 것에 어쩔 줄 몰라한다. 다시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막막함과 사라진 기억에 대한 답답함이 쌓여가던 때, 그녀의 근황을 아는 듯한, 친구라는 하연을 만나게 된다. 박하연과 시간을 보내던 중 '그림자 상인'을 만났고, 꺼림직한 느낌에 정오는 자신의 그림자를 팔지 않는다. 그런 정오 앞에 또 다른 남자 로혼이 나타났고, 로혼에게서 그림자 상인과 관련된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세상은 그림자를 파는 것이 당연하고 아무렇지 않은 일로 자리 잡았고, 그림자를 가지지 않은 이들이 점차 늘어만 갔다. 그 누구도 그림자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생각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세상에 위기가 닥치게 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모두 그 나름의 쓰임새가 있으니 말이다. 때때로 우리는 곁에 있기에 너무 당연하게만 여기고 소홀히 하고는 한다. 그림자에 대해 그 누가 특별하게 생각할까. 그래서 그림자가 반란이라도 한게 아닐까? 독특한 소재 덕에 술술 잘 넘기며 잘 읽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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