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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이야기 - 작가가 수년간 추적한 공포 실화
이정화 지음, 조승엽 그림 / 네오픽션 / 2024년 7월
평점 :
공포라면 질색팔색 했던 때가 있다. 조금만 무서워도 밤에 혼자 화장실 가는 것도 무서워 했을만큼 공포와 거리가 멀었던 내가 지금은 공포물을 꽤나 찾아서 보고 듣는다. 그래도 아직 공포영화나 영상은 거의 보지 못한다. 책과 공포라디오 정도로 충분히 공포를 경험하고 있다랄까?! 사실 책이나 공포라디오도 혼자 있을 때는 못보고 누군가 곁에 있을 때 보고 듣는 편이다. 이 책도 낮에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서 물리치료 받으며 반 정도 읽고, 아이들 학원 대기 하며 또 좀더 읽고, 남은 부분을 아이들 재운 후에 곁에서 읽었다. 이 책은 저자가 괴담의 실제 장소나 사건들을 조사하고 괴담의 사연자들을 인터뷰하며 모은 실화 괴담들을 엮은 것이다. 실화라기엔 너무 믿기지 않는 사연도 있었고, 실화이기에 섬뜩하고 소름 돋았던 사연도 있었다. 역시, 한여름엔 오싹한 소설이 아주 딱이다.

첫번째 이야기의 장소인 놀이공원의 호러 하우스. 이곳에서 벌어진 괴담 이야기는 꽤나 많다. 불이 꺼진 놀이공원은 진짜 무섭다고 한다. 사람이 북적이는 낮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라던가..?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들이 모이는 곳이다보니 더 그런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귀신이 모이는게 아닐까 싶다. 이런 이유로 나는 절대 호러 하우스 같은 곳은 방문하고 싶지 않고, 방문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괜한 일을 겪게 되면 평생 트라우마가 될 것 같으니 말이다. 네번째 이야기인 해 진 뒤의 골동품 시장이 무언가를 보거나 느끼는 사람들에겐 무서운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그러고보니 골동품을 잘못 집에 들였다가 안좋은 일을 겪은 괴담도 꽤 많았다는게 생각났다. 골동품도 골동품 나름인듯. 조심해서 나쁠게 없다.
여섯번째 사이버 지옥.. 와.. 이 이야기는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이야기였다. 지금쯤 어떤 결말을 맞이했을까.. 궁금하긴 하다. 요즘 학교 폭력 정말 문제다. 아이들은 점점더 교묘하고 잔혹하게 괴롭히는데 관련 법은 가해자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한다. 그러니 아이들이 법의 허점을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더 강력한 법처벌이 요구되지만, 여전히 미비하다. 결국은 죽음을 맞이한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를 해야 하는건가? 참 답답한 현실이다. 일곱번째 이야기는 독특했다. 수상장(아이가 죽으면 시신을 짚으로 싸 나무에 매달아 놓는 풍습)이라니. 너무 독특하고, 상상하니 무섭다. 수상장을 하던 나무가 왜 하필 학교 안에 있었단 말인가. 그로 인해 벌어진 일인데 한편으론 안타깝고 슬펐다.
귀신도로로 유명하다는 제주의 516도로, 수살귀가 튀어나온 밤낚시, 독특한 푸켓의 채식주의자 축제. 하나같이 기묘하고 소름돋았던 이야기들이다. 표지부터 눈에 확 띄었던 <오싹한 이야기>. 하나 읽으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공포체험 시간이었다. 세상에는 그 무엇으로도 증명할 수 없는 기묘한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런 이야기들을 보면 귀신의 존재 여부를 믿지 않을 수가 없는 듯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직접 보거나 겪은게 아니니 쉬이 믿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진짜 겪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기에 진실여부를 떠나 믿고 싶지 않다는게 내 심정이다. 암튼, 요즘같은 때에 딱 어울리는 오싹함을 선사해줄 책을 찾는다면 제격이라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