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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평점 :

내겐 힐링소설의 대가로 여겨지는 '모리사와 아키오'의 새로운 작품을 만났다. 그의 작품 여럿을 소장하고 있기도 하고, 그 소설들 모두 너무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읽은터라 이번 작품 역시 절로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역시나, 여태 그래왔듯 이번 작품도 읽기 시작하니 손에서 놓지 못하고 끝을 보고 말았다. 그의 작품은 감동받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 속 주제가 되는 <수요일의 편지>는 실제로 운영되고 있었던 듯하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그 이야기를 배경으로 탄생한 작품이라니 더 와닿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 동창생인 이오리와 나오미. 청춘을 지나고 40대가 된 지금은 한해에 한 두번 만나 근황을 나누곤 한다. 두 사람 모두 현재 각자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굳이 그런 사실은 이야기 하지 않는다. 간만에 만난 동창에게 좋은 면만 보이고 싶어할 뿐이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가지고 있는 동창생을 부러워한다. 조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듯한 나오미에게 이오리는 '수요일의 편지'라는 서비스를 알려줬고, 선물도 건넨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나오미는 친구를 질투하는 마음을 어쩌지 못했고, 결국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고 만다. 집으로 돌아온 나오미는 이오리의 말을 떠올리며 <수요일의 편지>를 써보기로 한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현실을 선택했지만, 꿈을 놓지 못하고 있던 이마이, 쓰나미에 희생된 아내의 몫까지 딸을 키우며 딸의 꿈을 응원하고 싶은 아빠 켄과 그런 아빠의 마음이 조금 무겁게 느껴졌던 딸 리호. 이들의 모습에서 팍팍한 현실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뜻밖의 응원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것과 우리 모두 누군가의 응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불현듯 떠올렸다. 어쩌면 '수요일의 편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응원이 아닐까? 역시나 믿고 보는 '모리사와 아키오'의 힐링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