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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 - 2024 볼로냐어린이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파이널리스트 선정작 ㅣ 모든요일그림책 14
서선정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4년 5월
평점 :

익숙한 동네가 아닌 낯선 동네로 이사를 하는 것은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모두 익숙해질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어른들은 그래도 빠르게 적응을 해나가지만, 아이 입장에선 조금 다를 수 있어요. 좋아했던 놀이터, 좋아했던 장소, 그리고 매일 같이 놀았던 친한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이에겐 큰 사건이고 슬픔일 수 있으니까요. 우리집도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서 몇년 뒤 이사를 한번 하기는 해야해서 그때 혼란을 겪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괜시리 마음이 싱숭생숭 했어요. 동화책을 보면서 혼란스럽고 두렵고 걱정되는 아이의 마음을 짐작해 봤어요. 이사를 하게 되면 한동안 아이를 유심히 살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모든게 낯설었던 아이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것은 12마리의 애완 물고기였어요. 이미 무리가 형성되어 있는 학교에서는 새친구들 사이에 끼는 것이 어색하고 힘들었고, 새로운 동네는 여전히 낯설기만 했거든요. 그래서 가장 익숙하고 편한 12마리의 물고리들로부터 위안을 얻었던 것 같아요. 수업이 끝나고 우르르 몰려 나가는 아이들 사이를 벗어나 혼자 묵묵히 집으로 향했던 아이는 물고기들에게 안부 인사를 건네봅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한 마리가 사라졌어요!!! 걱정이 되서 잠을 이루지 못하던 밤, 11마리의 초록 물고기들이 소근소근 이야기를 나누며 조용히 방을 빠져나가고 있었어요. 놀란 것도 잠시, 아이는 물고기들과 함께 밤 산책을 나가기로 합니다. 가출(?)한 물고기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물고기들을 따라 함께 하는 밤 산책은 아이에게 특별한 경험을 안겨주게 됩니다. 그 경험은 낯설기만 했던 동네를 멋진 동네로 탈바꿈 시켜주기도 하고, 어색하기만 했던 새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용기를 주기도 하지요. 그렇게 아이는 굳게 닫았던 마음을 활짝 엽니다. 동화책을 보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이에겐 하나의 계기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 그어놓았던 선을 넘을 용기도 필요했고요. 곁에서 위안이 되고 힘을 주는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하기도 했지만요. 앞으로 '이사'라는 이슈를 우리집 아이들도 경험해야 하기에 더 유심히 보게됐던 그림동화책이었어요. 막상 닥치면 바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질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는 것은 꼭 기억해 둬야겠어요.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