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낄끼빠빠가 안 되는 팽수지 ㅣ 단비어린이 문학
임근희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5월
평점 :

정의감이 넘치고, 누군가를 돕는데 주저함이 없으며, 위험할 수 있는 일이라도 억울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기어코 나서고 마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주변에 이런 오지랖 넓은 이들이 한두명씩은 꼭 있을 것이다. 이들은 선의로 사람들을 돕고 나서지만, 정작 그 도움을 받는 사람들은 불편해 하거나 불필요하다 느끼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상황과 분위기도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보니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온도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오해로 빚어지는 상황들도 있어서 때때로 선의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가 되려 역풍을 맞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아무리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도 상처를 받는다. 바로 이 동화 속 주인공 소녀 팽수지처럼 말이다.수지는 불의를 참지 못한다. 누구보다 용감하고, 정의로워서 친구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대신 따져 줘야하고, 누군가 위험에 처하면 도와줘야 하며, 잃어버린 물건은 주인을 찾아줘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런데 주위 친구들은 이런 수지가 부담스럽고 불편할 때가 더 많다. 이유인즉, 수지가 앞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나섰다가 되려 더 창피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부모님 귀에 들어가거나 소문 날 것에 더 걱정하거나, 물건이 고장나기도 하니 친구들은 수지의 행동이 참견처럼 느껴질 때가 더 많은 모양이다. 친구들이 고마워 하기는 커녕 더 화를 내는 일이 늘어나자 수지는 속상한 마음에 이제 다시는 남의 일에 끼어들지 않기로 마음 먹는다.설령 실수가 있더라도 도와주고 싶은 친구의 마음을 비난하는건 잘못된 일이다. 이런 경우 잘 대화를 해서 불필요한 오해를 걷어내고 도움을 주고 받으면 될 일이다. 도움이 되고 싶은 친구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옳다고 생각하는 굳은 마음으로 다른 이를 돕는 친구의 용기를 칭찬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수지처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실천할 줄 아는 용기있는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