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박정임 옮김 / 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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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의 반려견과 동거 중이기도 하고, 동물들에게 관심도 있는터라 동물과 관련된 책은 자연스레 눈이 가곤 한다. 그래서 이 책도 눈이 갔는데, '떠난 이들은 사실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문장이 특히 마음에 와닿아 줄거리를 읽어보기도 전에 찜을 해버렸다. 몇년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반려견 '쪼꼬'가 사실은 멀리 않은 곳에 있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고양이'다. 무지개 다리를 건넌 고양이들이 만나고 싶은 이들을 만나러 가기 위한 7개월 이후라는 제약을 앞당기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읽다보니 '쪼꼬'도 이런 세상에서 편안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쪼꼬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까? 어떤 아르바이트를 할까?' 하는 상상을 절로 하게 만들었다. 상상이지만,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편안한 삶을 살며 가족들을 기다려주면 좋겠다.

주인공 후타는 19년 동안 집고양이로 편안한 삶을 살았던 주황색 줄무늬 고양이다. 일명 치즈 태비! 저승 세계에서 만난 친구 나쓰키도18년 동안 집고양이로 천수를 누리다 이쪽 세계로 넘어온 검은 고양이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고양이들이 모여있는 이곳의 규칙은 어렵지 않았다. 첫 7개월 동안은 만나고 싶은 이를 만나러 가면 안되는데 이는 규칙을 깨면 지구가 뒤틀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이쪽(현실. 그린, 초록세계.) 세계와 저쪽(저승. 블루, 파란세계.) 세계의 균형이 깨진다는 것. 그리고 기본적인 음식과 잠자리는 제공 되지만, 간식, 장난감 등은 직접 마련해야 하기에 필요한 용품을 사기 위해선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는게 가장 핵심인 규칙을 지키면 평화롭고 편하게 지낼 수 있다.

하지만 후타에게는 중요한 약속이 있다. 다행히 퐁 카페에서 고양이 배달부 아르바이트를 하면 7개월보다 더 빨리 양쪽 세계를 오갈 수 있다. 고양이 배달부의 일이란, 의뢰인이 만나고 싶어 하는 이(간절하게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이)를 찾아내서 의뢰인에게 전할 말을 알아낸 후, 그 혼만 데려와 다른 사람에게 그 혼을 빙의시켜 전하고 싶은 말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의뢰인은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 이름조차 말하지 않아도 서로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말을 통해 자신이 만나고 싶은 사람과 만났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한다. 후타는 이쪽과 저쪽 세상의 중개역할을 하는 카페 주인인 니지코를 통해 의뢰받은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마지막, 후타와 미치루의 만남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먼저 무지개 다리를 건너가 버린 쪼꼬가 너무 생각나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이 책의 상상처럼 먼 곳이 아닌, 가까운 곳에서 즐겁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잘 지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안심이 되기도 한다. 지금의 반려견들은 후타처럼 오래오래 건강하게 내 곁에서 머물러주면 좋겠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나처럼 더더욱 가슴 뭉클하게 읽을 수 있을 수 있는 힐링 소설이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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