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증후군 토마토미디어웍스
이누준 지음, 전성은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민을 해결해줄 심야 특급열차가 있다면, 아마 많은 이들이 티켓을 신청하려 하지 않을까? 세상에 고민없는 사람은 없을테니 말이다. 그런데 충동적으로 구입한 심야 특급열차에서 이런 행운을 만난 이들이 있다. 이들의 고민이 어떻게 해결이 될지, 어떤 고민들을 가지고 열차를 탄건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번 읽기 시작하니 단번에 읽어낼 수 있었던 이 소설. 아이들이 아파 가정보육 하느라 지쳐있던 새벽 시간, 따뜻한 이야기 덕분에 힐링할 수 있었다.



25세의 코토하. 같은 직장 동료였던 카이토와 반년 전부터 장거리 연애 중이다. 장거리 연애로 인한 불안함에 연애전선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상황. 하필 이 시기에 느닷없는 회사의 폐업으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어버렸다. 카이토에게 걱정되고 심란한 마음과 불안정한 미래에 대해 상담하고 싶지만, 카이토의 반응은 귀찮아 하는 듯하다. 이 때문에 더욱 두 사람 사이가 예전같이 않고, 결코 예전과 같아질 수 없음을 느끼면서도 어떻게든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려 애를 쓴다. 그러다 충동적으로 카이토를 만나기 위해 삿포로행 심야 특급열차 티켓을 구입했고, 동갑내기 게이 켄타를 만나게 된다.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켄타는 1년전부터 만나고 있는 연인을 만나러 가기 위해 열차를 탔다. 코토하와 같은방을 배정 받은 인연으로 그녀의 고민을 들어주게 된다.

또 다른 탑승객인 37세의 히로코. 22살에 결혼해 15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면서 아이 문제로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다 이혼을 반대하는 남편에게 말도 하지 않고 혼자 별거를 선택한 후 열차 탑승했다. 중학교 1학년인 코하루 또한 엄한 엄마에게 반항하며 할머니댁으로 가출을 감행한 상태. 이렇게 네 사람은 같은방 인연으로 묶여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해주게 된다. 목적지까지 내리고 타는 열차의 특성 덕에 만난 마지막 인연은 80세의 미나미야마 타카오였다. 10년전부터 진행된 ALS(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70세의 아내를 전문 요양병원에 입원시킨 후 주 5일은 곁에 머물며 간호를 하고 있다. 호흡기 마비가 왔을 때 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공호흡기를 달았는데, 지금에 와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하는 아내를 보며 그 선택이 정말 아내를 위해 옳았던건지에 의문을 갖게 된다. (현행법상 한번 인공호흡기를 달면 그 이후 제거 불가. 인공호흡기를 떼는건 그 환자를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

모르는 이들에게 위로를 받고 고민을 덜어내고 심지어 해결까지한 승객들.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했을 때 그걸 알아준 이들의 오지랖에 큰 도움을 받았다. 그저 충동적으로 탔던 심야열차가 가져다준 행운은 그들의 인생을 변화시켰고, 용기를 주었다. 누구나 관심과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그럴때 이들처럼 행운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런 행운을 줄 수 있는 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선한 영향력이 널리 퍼져 많은 이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일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