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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수거함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장아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4월
평점 :

나쁜 기억을 수거해주는 마음 수거함이 있다면 어떨까? 처음 줄거리를 읽었을 땐, 이런 상자가 있다면 마냥 좋을 것 같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후 가만히 생각하니 어쩌다 몇번정도 사용하는게 아닌 이상 절대 좋을리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아픔, 분노, 상실 등 좋지 않은 감정들 역시 마냥 나쁜 것만이 아닌, 모두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실패가 없는 성공은 없다지 않은가. 좋든 싫든 경험은 우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학폭처럼 트라우마가 심하게 남을 정도의 나쁜 기억에는 마음 수거함이 꼭 나타나주면 좋겠다. 그 누구도 나쁜 기억 속에 갇혀 평생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 한쪽 부모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아이에게 어떻게든 상처로 남는다. 한쪽 부모가 최악의 부모였다해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이혼은 아이의 삶을 크게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만약 이 상황에 친구와의 관계까지 틀어졌다면 아이는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을 수밖에 없다. 하필 이 두 상황이 잎새에게 벌어졌고 잎새는 예민해지고 뾰족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잎새 앞에 마음 수거함이 나타났다. 사용법을 읽은 후 반신반의하며 사용해보니 썩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나쁜 기억이 생길 때마다 상자 속에 쪽지를 넣게 된다. 그런데 나쁜 기억이 연달아 발생했던 날, 잎새는 규칙을 어겼고 그대로 마음 수거함 속 세상에 빨려들어가게 된다.
진짜 내 마음을 표현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성장할수록 감정표현은 더 힘들고 어려워진다. 여기에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면 감정은 더 안으로 파고들 뿐이다. 믿고 의지할 어른, 친구가 옆에 있었지만 잎새는 그들을 온전히 믿지 못했고, 자신의 감정에만 몰두한 나머지 다른 이들의 감정을 생각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다. 내가 힘든데 어떻게 남을 배려하겠나. 하지만 그 때문에 깜깜이까지 등장해 소중한 친구를 잃을 뻔한 사고를 겪게 된다. 이번 일을 통해 잎새는 나쁜 기억들로부터 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배워 나갔다. 한바탕 성장통을 겪어낸 잎새처럼 10대 친구들이 성장통을 잘 이겨내주면 좋겠다.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며 예쁜 성장의 꽃을 피워내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