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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축제에서 만날까?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81
실비아 보란도 지음, 이세진 옮김 / 국민서관 / 2024년 4월
평점 :
이 그림동화책 출간 소식을 접한 순간, 슬쩍 보이는 거북이와 함께 제목에 끌려 찜을 해두었더랬다. 어떤 내용을 담은 동화책일지 너무 읽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후다닥 책장을 넘겨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빵 터지고 말았다. 마음 한켠엔 짠함도 함께 솟구쳤지만, 현웃을 터트리게 만든 반전 상황에 단번에 이 책을 사랑하게 되고 말았다. 이런 깜찍하고 재미있는 그림동화책이라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빨리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었다. 다행히(?) 오늘은 아이들 스케쥴이 빨리 끝나는 날이다. 아이들 픽업을 나가기 전, 다시 한번 동화책을 읽어보고 아이들 눈에 띄는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역시나, 새 책은 아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 하지만.. 너무 피곤이 덕지덕지 묻은 얼굴을 보고 차마 동화책 읽자는 말이 안나와 먼저 낮잠을 좀 재우기로 했다. 아, 동화책 같이 읽기 참 힘드네!! 암튼, 우리의 주인공 거북이. 느리지만 강단있고,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강한 의지를 가진 거북이는 봄 축제 소식에 들뜬 마음으로 봄 축제가 열린다는 숲으로 향한다. 봄 축제를 참가하려는 동물들은 거북이에게 봄 축제에서 만나자는 인사를 건네고는 모두들 하나같이 쏜살같이 뛰어가 버렸다. 거북이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만들어놓고 먼저 뛰어가버린 숲 속 동물들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보는 독자의 속만 타들어가는 순간. 열심히 걷고 또 걷는 거북이였지만, 그 사이 봄이 가고 여름도 가고 가을이 지나가며 겨울이 찾아오고 말았다. 세상에.. 대체 축제는 왜 이렇게 먼 곳에서 열리는 거람!! 이런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우리의 거북이는 드디어 봄 축제에서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신이 났다. 하지만 현실은........ 하얗게 쌓여있는 눈만 보이는 조용한 숲 속이었다. 크게 실망한 거북이. 이를 어쩌나 싶은 그때! 누군가 거북이에게 말을 건낸다. '안녕?! 너도 봄 축제에 왔니?!'.. 여기서 정말이지 현웃이 터지고 말았더랬다. 그리고 마지막에 또 한번 웃게 만들어준 그림동화책이었다.

낮잠을 한껏 자고 일어나 늦은 저녁을 먹으며 정신을 차린 우리집 남매. 한껏 밥 한 숟가락을 입에 넣고 책을 보기 시작하는 둘째. 첫째는 엄마가 너무 재미있어서 웃으며 읽었다니 그제야 흥미가 생겼는지 보던 책을 밀어놓고 동생이 보던 동화책을 끌어서 같이 본다. 동생에게 읽어주면 참 좋으련만. 우리 아들은 눈으로 참 열심히도 책을 들여다보기만 한다. 속으로 읽고 있는건지, 그림만 열심히 보고 있는건지 애매한 얼굴이긴 했지만, 읽고 있는거라 믿을 수밖에. 그런데 다 보고도 웃질 않는다. 어라?! 안 웃긴가?! 그런데 알고보니 책을 다 읽고도 이해를 못한거였다. 요즘 아이들 문해력이 문제라더니 우리 첫째도 문해력이 너무 부족해 걱정이다. 좀더 열심히 읽히고 이해를 시켜주며 빨리 한글에 익숙해지도록 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