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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 날
이나 소라호 지음, 권남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평점 :
하루하루를 보면 특별하지 않지만, 되돌아보면 그 하루하루가 모두 특별합니다. 매일 같은 하루를 보내는 것 같지만, 돌아보면 그 안에 소중한 시간들이 수없이 많이 있음을 어느날 문득 깨닫는 날이 있지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어느새 학부모가 된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엔 힘들기만 했던 첫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아이와 울고 울었던 갓난아기때의 순간들이 모두 그립기만 합니다. 또 둘째가 태어나서 두 아이가 함께 자라던 순간들도 그때는 왜 이렇게 빨리 안크나 싶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너무 빨리 시간이 흘러간게 아닌가 싶어요. 내겐 특별하지 않은 하루, 순간인 것 같아도 다른 이의 눈에 특별해 보일 수도 있고요. 평범하지만, 반짝이는 순간들이 넘치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만나니 마음도 생각도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왜 종이책 요청이 쇄도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어느 노부부의 일상. 어쩜 이렇게 예쁜 걸까요. 귀여운 할머니와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할아버지의 대화도 행동도 마음까지 절로 미소짓게 합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일상을 딸과 손녀에게 공유하고, 할아버지는 그런 할머니를 안 보는 척 유심히 관찰하며 할머니를 살핍니다. 몇십년의 세월을 함께 살아간 노부부의 알콩달콩한 모습이 참 예뻐보였어요. 손녀가 질투할만 합니다.


내 딸이 아이의 엄마가 되어도 나에겐 그저 어린 딸일거예요. 그래서 할머니의 마음이 이해됐어요. 도모미에게 '나도야' 하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 지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았지요. 엄마가 된 딸이지만, 그래서 또 짠한 딸일거예요. 본인의 어린 도모미를 돌봤던 시절은 생각 못하고, 밥도 못 먹고 딸을 돌보는 도모미의 모습이 안쓰러웠을 거예요. 밥도 못 먹게 내 딸을 괴롭히는 손녀가 아주 찰나의 시간 미웠을지도 몰라요. 이 부분을 읽다보니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이미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이 많이 생각나던.. 그런 에피소드 였어요.
평범한 일상을 그려냈는데, 왜 이렇게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걸까요.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일상이지만, 그 일상들이 모여 인생이 되고 또 내가 걸어온 길이 되니 특별한 날들로만 가득찬 인생이 되네요. 내 일상이 사실은 특별한 날들로 묶여진 인생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감동 가득한 이야기였어요. 힐링이 필요하다면, 평범한 일상에 지쳐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책이예요. 시작하는 봄과 참 잘 어울리는 책이기도 하네요.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