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이야기
공성식 지음 / 좋은땅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처럼 의사, 병원 관련 뉴스로 참 시끌시끌하다. 병원을 찾고, 의사를 찾고, 치료를 받는 일이 어려워졌음을 코로나 사태 이후 너무 많이 느낀다. 한참 코로나 시기에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그랬고, 현재 우리 아이들 병원도 그렇다. 전에는 언제라도 데리고 가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 작년부터 아침 7시에 줄을 서서 선착순 순위 안에 예약을 해야만 진료 보는게 가능해졌다. 다행히 좋은 의사 선생님이 계신 소아과라 기본 진료는 이렇게라도 받는데 좀더 큰 병원을 찾아 진료를 봐야하는 일이 생겼을 때는 대책이 없다. 소아과를 없앤 병원이 대다수고 소아과 의사가 없으니 어디서 진료를 받는단 말인가.

소아과만 봐도 이런 현실이 아득한데, 출산 저하로 산부인과도 난리고 정형외과나 응급의료과 등 힘들고 돈이 안된다 싶은 과 역시 의사가 너무 부족한 현실이다. 때문에 잠재적 환자 입장에서는 의대정원 2천명이 아니라 그 이상이라도 늘렸으면 싶다. 다만, 정부에서 정확하게 부족한 과를 집중해서 늘릴 수 있도록 정해야 옳다고 본다. 그게 아니라면 죄다 지금도 포화 상태인 과로만 몰릴테니까. 현실적으로 이런 부분을 논의해 정하면 되지 의사들은 왜 이렇게 반대를 할까? 결국엔 아무리 봐도 환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자기들 밥그릇 싸움이라는 생각만 든다. 이렇게 온 나라가 이 문제로 시끄러운 와중에 출간된 전공의 이야기다보니 궁금했다.

연명치료. 참 어려운 결정이다. 환자 본인, 가족, 의사 모두 입장 차이가 있을거다. 곰곰히 생각해봤을 때 젊은 사람이 연명치료를 했을 때 살아갈 확률이 높다면 하는데 맞을거고, 그게 아니라면 굳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이 어떻게 될지 그 누가 알까. 살거라 했던 사람이 죽고, 죽을거라 했던 사람이 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돈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지는게 치료 환경이지 않나. 여러 문제가 진료 현장에서의 의사로서의 판단을 더 무겁게 하는 것 같다.


사망 원인 1위, 그것도 OECD 평균 2배가 넘는 젊은층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씁쓸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막막하고 아찔한 숫자인데 직접 현장에서 마주하는 의사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한쪽에선 죽음의 위기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를 쓰고, 또 한쪽에선 죽기위해 몸부림 치다 실려오는 아수라장 같은 상황을 보며 의사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에 법적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책임을 오롯이 의사 개인에게 지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정부에서는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중구난방 이루어지는 고소 고발을 방지하고, 병원에서는 의사를 보호할 의무를 가지고 법적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법적 분쟁을 의사 개인이 책임진다. 그렇다보니 법적 문제가 많이 제기될 수 있는 필수 의료 분야 쪽으로 지원을 안하거나 있던 의사들도 이탈함에도 이와 관련한 해결 방안이 논의되지 않는다. 앞으로 미래를 생각했을 때 이 부분과 관련해 시스템이 갖춰지면 좋겠다.

우리나라도 은둔형 외톨이가 정말 많다고 한다. 24만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지만, 60만명으로 추산하는 통계도 있을만큼 은둔형 외톨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은둔형 외톨이들 중에 잠재적 범죄자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갑작스레 정신적 문제가 발생해 돌이킬 수 없는 사건사고로 이어져 뉴스가 되는 일이 최근 꽤 있지 않았던가.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이들을 수용, 전문적 치료, 관리할 시설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대체 무고한 이들의 얼마나 더 희생이 되어야 하는가. 정신적인 질환이 면제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사자도 가족들도 적극적인 치료와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채 사건사고를 일으켰다면 말이다.

충분히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고 또 생각해볼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이 등장한다. 이 책을 읽고나니 내 아이들의 미래는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사라질 것만 같아 두렵기도 하다. 이제는 정부도 의사들도 서로의 입장만 고수하지 말고, 한발작씩 양보해 이 사태를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 국민들 그 누구도 병원 찾아 돌다가 사망하는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같은 시기이기에 더더욱 읽어보면 좋을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