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판 침대 다정다감 그림책 15
고마운 지음 / 다정다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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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보자마자 웃음이 나오면서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그림동화책이 출간되었다. 우리집 아니 많은 집 아빠들과 꼭 닮아있을 이야기다. 퇴근하고 오면 TV 앞 고정, 쉬는 날엔 침대랑 한몸인 아빠 때문에 한숨쉬는 엄마. 아빠가 놀아주길 바라는 아이들. 흔한 우리집 풍경이다. 그래서 쉬는 날은 아이들과 좀 놀아주면 좋겠고, TV보다 아이와 눈 마주치고 대화 좀 나누고, 아이와 관심사와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는 내 마음이 모두 반영된듯한 그림책이라 마음에 쏙 들었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녹초가 되어 들어오는 신랑을 알기에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어도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걸 이해한다. 그럼에도 일주일 내내 주말을 기다렸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쉬는 주말 잠을 몰아자는 신랑이 야속하기도 하다. 아무리 엄마가 놀아준다해도 아이들에겐 아빠의 영역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아빠랑 놀이터라도 가는 날은 얼마나 신나하는지 모른다. 아이들의 그 마음을 신랑도 알기에 최대한 데리고 외출하려고 노력한다. 나 또한 그런 신랑을 알기에 최대한 쉴 수 있게 배려해주려 노력하지만, 아빠와 놀고싶은 아이들의 마음을 완전히 외면할 수가 없다. 이런 엄마 아빠의 마음을 아이들은 언제쯤 이해해줄까?

해주고 싶은것도 많고, 하고 싶은건 다 하게 해주고 싶은게 부모의 마음이다. 사랑하는 내 아이가 원하는데 뭔들 해주고 싶지 않을까. 그래서 일을 해야 하고, 충분한 휴식도 필요하다. 다만, 일하는 시간이 긴 탓에 아이들과의 시간이 생각보다 충분치 못하고, 휴식 또한 없다시피 하다는게 문제다. 아이들을 위해 일을 하는건데, 정작 아이들이 원하는만큼 곁에 있어주고 놀아주지 못하고 일 때문에 피곤하기 일쑤인 현실의 아이러니함이 때때로 속을 상하게 만든다. 육아에서 가장 힘든게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



나도 매일 겪다시피하는 일이라 그림책 속 이야기는 격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른 아침부터 아빠와의 시간을 기다렸을 아이의 마음에는 사랑스러우면서도 속상하고 안타까웠고, 아이와 놀기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아빠의 모습엔 짠함과 감동이 교차했다. 결코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너무 사랑하기에 시간이 부족한 것 뿐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충분히 사랑받는 존재임을 말이다.



새 책이 왔다고 좋아하며 훑어보는 아이들. 한번 읽어준 뒤 다시 펴보며 이야기를 떠올려보는 중이다. 다행(?)이라면 나처럼 이야기 속에서 아빠를 단번에 떠올리지 않았다. 빨판 침대가 아빠를 놔주지 않는 부분에 더 집중했다. 빨판 침대가 신기하고 나쁘다며..;; 생각보다 아이들이 피곤한 아빠를 이해하고 있었건 걸까?! 고맙고 예쁜 아이들 덕에 마음 가득 행복감이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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