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의 섬]

속임수의 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4년 1월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의 저자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데뷔 20주년 작품인 '속임수의 섬'을 만났다. 저자의 유명한 작품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여러번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 못 읽어봤다. 혹시 작가의 다른 작품 중에 읽어본 작품이 있을까 싶어 찾아봤는데, 신기하게 그의 작품들 중 몇 작품을 알고 있고 내 책장에 꽂혀 있는 책도 있는데 아직까지 읽어본 작품이 없었다. 그래서 신간이자 20주년 작품이라는 '속임수의 섬'이 내게 작가의 첫 만남 작품이 되었다.

유언장 공개 때문에 표지 속 독특한 모양의 섬에 있는 단 하나뿐인 독특한 디자인의 저택에 모이게 된 사람들과 살인사건, 그리고 연결되는 23년전의 사건.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에서 흔하게 쓰이는 폭풍우 속 고립된 섬에서의 살인사건이라는 소재라 자칫 뻔하거나 식상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다분했지만 다행히(?) 그의 소설은 식상함, 뻔함 같은 단어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정신없이 빠져서 읽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소설이라 꽤 많은 분량임에도 끝을 보기 전에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유명 출판사 사이다이지 출판의 오너 사이다이지 고로의 유언장이 가문의 소유인 비탈섬의 별장에서 공개될 예정이었다. 23년만에 비탈섬의 별장에 모이게 된 가족들은 납득할만한 고로의 재산 분배를 큰 불만없이 받아들였고, 섬에서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마무리 되자 배정된 방으로 들어가 하루 묵게 된다. 그런데 다음날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다가 이번 유언장 공개로 인해 모습을 드러냈던 쓰루오카가 끔찍한 시체로 발견된다. 이런 때에 하필 예측불가능한 날씨 탓에 모두들 섬에 발이 묶여버렸고, 경찰이 올 수 없는 상황에 쓰루오카를 찾아 데려왔던 탐정 고바야캬와와 유언장 공개를 담당했던 변호사 야노가 사건을 수사해 보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비탈섬에서 23년전에 벌어진 살인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살인사건과 더불어 숨겨져 있던 비밀 또한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23년전의 사건과 23년만에 벌어진 사건의 연결고리는 대체 무엇일까? 와, 사건이 이렇게 벌어지고 이렇게 연결이 되는 거였구나.. 당시 고로 그로서는 어쩔 수 없이 내린 결단이라고는 하지만, 그로인해 가족도 만나지 못한채 인생 자체가 달라져버린 한 남자의 인생은 어떻게 보상을 하려 했을까? 그야말로 너무나 이기적인 선택의 결과에 잠시 할말을 잃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등장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세명의 아이들이 23년만에 다시 뭉치게 되는 장면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기대했던대로 엄지 척 할 수 있었던 소설이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을 소설이다.

- 이 서평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