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교시 인성 영역 스피리투스 청소년문학 2
김송은 지음 / 스피리투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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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어른이 맞는걸까?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어떤 어른인걸까? '어른'의 기준은 무엇일까? 나이를 먹는다고 다 어른이 되는 걸까? 전부터 한번씩 생각해봤던 문제를 이 책을 읽고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고, 회사를 다니면서 경제적인 면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진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고, 결혼을 하고 드디어 진정한 어른이 된건가 했던 때도 있었고, 출산과 육아에 돌입하면서 어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나이가 더해질때마다 그 전의 나는 어른이 아니라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을 거쳤을 뿐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더 많았다.

지금도 내가 진짜 어른이라 말할 수 있는건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여전히 때때로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기도 하니 여전히 덜 성숙한, 어른이라는 선을 밟은 단계인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언젠가 '어른'이 되기 위한 시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다.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들을 보면 '인성'이 문제인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이만 먹었을 뿐 어른이라 말하기 부끄러운 사람들이 많다는걸 많이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상만 해봤던 시험이 등장한 소설책을 발견하고 너무 궁금해서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때론 공감을 하고, 때론 놀라기도 하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세계는 지구를 도는 소행성들 중 각국의 조건에 맞는 곳을 골라 식민 행성으로 삼았고,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정착 키트까지 개발해 거주지로 탈바꿈 시켰으며, 우주 왕복선을 만들어 교통 인프라까지 만들어냈다. 그덕에 세계는 더이상 전쟁을 할 이유가 없어졌고, 그로인해 국방의 의무가 없어졌으며, 소행성 개발로 인해 나라마다 숨겨두었던 핵에너지가 소진되어 지구의 가장 큰 위협이 사라졌다. 또 죄수들을 소행성으로 보내면서 교도소가 사라졌고, 공정한 판결을 AI에게 맡기면서 판사, 검사, 변호사라는 직업 역시 사라졌다. 이렇게 지구는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지닌 자들의 세상으로 개편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개편방법으로 인성시험을 통과한 자만이 '어른'으로 인정 받았고,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미성인이 되어 4구역으로 칭해지는 소행성으로 보내진다. 지구의 시민권을 박탈당하는 것이다.



시험에 통과하면 무조건 독립을 해야했다. 부모와 아이의 강제 분리 조치는 애정에 기반된 여러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분리 후 복용할 약이 가정으로 배송되었고, 아이들은 독립 주사를 맞았다. 약을 먹고 주사를 맞으면 서서히 부모, 아이를 타인처럼 여기게 되기 때문에 애착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때때로 약과 주사를 거부하는 이들은 문제를 일으키고는 했다. 인성을 평가하는 시험을 치룬다는 것과 소행성 개발로 죄수들을 그곳으로 보내는 것은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무조건 소행성으로 강제 이주를 해야한다?! 이 부분은 솔직히 불합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국가에서 레지던스를 마련해 독립을 시켜주는 것은 좋은데, 교류를 막는 것이나 강제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끊어놓는 것은 너무한 결정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런데 원하는 기준에 맞는 아이를 입양해서 기준에 미흡하면 버리고 새로 입양하는 사람들은 인성시험을 대체 어떻게 통과한 걸까? 입양한 아이에게 애정을 주지도 않은채 의무만 강요하는 사람들이 통과한 인성 시험이 과연 올바른 평가였을지 의문이 들었다. AI의 판단에 돌아가는 세상, 감정을 억제 시키고 삭제 당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 삭막한 세상이 연상되어 생각할수록 소름이 돋는다. 막연하게 인성 시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 때문에 이런 세상 혹은 이와 비슷한 세상이 된다고 한다면 인성 시험은 개발되지 않는게 맞는 것 같다. 다른건 몰라도 소행성이 개발되고 교도소가 그곳에 지어진다는 것만은 정말정말 현실화 되었으면 싶다. 꼭 한번 읽어볼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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