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부부 범죄
황세연 지음, 용석재 북디자이너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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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인 부부라니. 그럴거면 그냥 깔끔하게 이혼하고 헤어질 것이지. 이혼은 못하겠고, 같이 살기는 싫으니 방법은 단 하나, 완벽한 살인을 계획하는 것. 그래도 한때 사랑해서 결혼했을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변하는 걸까.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부부 간의 치열한 눈치 게임이 시작되었다. 안타까운 반전, 소름돋는 반전, 황당한 반전 등 여러 버전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이 소설,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최첨단 기술로 인해 빚어진 오해가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각성시켜 결국 최악의 결과를 빚어낸 부부의 이야기인 <결혼에서 무덤까지>. 남편은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고, 아내는 치매로 인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얼마나 화가 났으면 그랬을까 싶으면서도 결국 자신의 잘못조차 잊은 그녀가 조금 안타까웠다.

오십보백보. 덤앤더머를 보는 것 같았던 <인생의 무게>. 서로가 한방씩 먹였으니 그걸로 퉁칠수밖에. 더는 하고 싶어도 못하겠지만.

도대체 평소 얼마나 원한을 샀길래 너도나도 범인이라 하는거람?! 인생 그렇게 살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범죄 없는 마을 살인사건>.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데, 잘못한 말 한마디는 이렇게 되돌아 오는구나.. 말 조심 또 조심!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같은 수법을 어느 타이밍에 먼저 쓰느냐로 승패가 갈렸다. 치열한 눈치 작전을 펼친 <진정한 복수>. 이 부부 겉과 속이 어쩜 이렇게 다른지 남녀주연상은 따놓은 당상!

세상 정직하고 건전하게 사는 사람이 바보인걸까. 그냥 툭 찔렀을 뿐인데 화들짝 놀라니 옳다구나 더 찌를 수밖에. 다만 낫 놓고 기역자도 몰랐다는게 문제였던 <비리가 너무 많다>. 찌른 놈이나 찔린 놈이나. 몽땅 벌받게 하는건 불가능한건가?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는걸, 왜 굳이 같이 살면서 다른데 눈을 돌릴까? 결국 자폐증인 딸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져버린 아빠의 희생으로 막을 내린 <내가 죽인 남자>. 가장의 무게, 남편으로서의 무력함, 딸에 대한 책임감. 어쩐지 남편이 고민했을 온갖 고뇌가 보이는 것 같았다.

앞뒤 사정 다 자르고 사실과 거짓을 섞어 생각없이 쓴 글과 악플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개티즌>. 익명 뒤에 숨은 악마들이 왜이렇게 많은 거지?! 악플러들 모두 언젠가 고스란히 되돌려 받길 바란다.

너무 재미있게 술술 읽었던 소설. 사랑으로 이어진 부부가 돌아서면 가장 무섭게 돌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소설이다. 인연이 악연으로 변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고나 할까? 그냥 갖은 핑계 다 집어치우고 돌아섰으면 깔끔하게 갈라서는걸로 안전 이혼하길. 너 죽고 나 살자 해봐야 결국 상처만 남을 뿐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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