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지막 찻잔 1
함정호 지음 / 북랩 / 2024년 1월
평점 :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상승한 나라면서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다가 몇십년만에 원조를 하는 나라. 하지만 행복지수는 하위권에 OECD 가입 국가 중 자살률 1위에 이름이 올려진 나라.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다. 급격한 성장에 따른 빈부격차, 코로나와 전쟁으로 인한 불황 속 경제적 압박 그리고 연령층의 빠른 노화와 청년층의 미래에 대한 불투명함으로 여러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현재를 보면 자살한 연령층 중 청소년과 노인층의 자살률이 세계 1위라는 것이 이해가 된다. 인구 절벽, 소멸 위기론이 거론된지 몇년이나 됐음에도 새로 태어날 아이들의 숫자에만 집중할 뿐, 이미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분명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이지만 논의되지 않은채 출산과 저소득층에 집중된 정책만 남발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자살률을 낮출 방도는 정말 없는 걸까? "자살"을 소재로 한 이 책을 읽다보니 생각이 절로 많아진다.

첫번째로 등장한 자살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화만 났다. 열심히 살았다는 것은 알겠으나 결국 스스로의 판단하에 모든 것을 망쳐놓은게 아닌가. 잘못을 인정하고 되돌릴 노력을 할 자신은 없고, 살인은 저지를만 했던 찌질하고 못난 남자였을 뿐이다. 끝까지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 하려는 모습에 화가 났다. '그걸 왜 니가 판단하냐고, 이 나쁜놈아!!'

친족성폭행.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피해자가 있을거라 했던 글을 어디서 봤다. 피해자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평생을 고통 속에 사는데, 가해자들은 죄책감없이 잘만 살아간다.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려도 가족내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와 경제적 또는 집안 남자의 앞길을 망칠 수 없다는 말도 안되는 별의별 이유로 피해자의 고통이 외면 받는 일이 다반사다. 그렇기 때문에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거고. 왜 피해자가 숨고 도망가고 감추며 트라우마를 끌어안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선생님 이야기는 얼마전 있었던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진짜 내가봐도 해도해도 너무한 부모들이 너무 많아졌다. 내 자식만 귀하고 내 자식만 우쭈쭈 했으면 하는.. 그래서 이기적이고 자기만 알며 예의라고는 눈꼽만치도 없고 제멋대로인 아이들이 늘어난 덕분에 소아과 지망 의사도, 선생님 지원자도 줄어들어 부메랑처럼 아이들에게 피해가 되돌아가고 있다는걸 알까? 이 모든건 결국 어른들 탓이다. 자식이 정말 잘되기를 바란다면 잘못조차도 무조건 감싸면 안되는 것이다.
읽고나니 심란하고 씁쓸했다. 그들이 왜 자살로 내몰려야 했을까.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휘두르고도 죗값을 받지 않는 가해자들이 넘치는 세상이 한탄스럽다. 자살은 주변인들도 고통에 빠뜨리는 일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자살률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는 날이 어서 오길.. 자살보다 삶을 선택하는 이들이 더 많아지길.. 조심히 바래본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