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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뇌 변호사 ㅣ NEON SIGN 3
신조하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평점 :

현재 로봇 산업은 꽤 많은 투자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다. 많은 분야에 걸쳐 다양한 일을 하는 로봇들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다. 아직은 사람과 닮은 로봇의 활약을 보지는 못하고 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분명 영화나 SF 소설 속에서 보던 사람형 안드로이드가 거리를 활보하고 집안일을 책임지는 등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의 안드로이드들이 만들어질거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이 무뇌 변호사 속 미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그저 언젠가 닥치게 될 우리 미래의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김호인 변호사. 그는 무뇌증(뇌없이 태어난 아이. 생존률 희박.)으로 태어나 실리콘 뇌를 머릿속에 넣고 목숨을 건진 독특한 인물이다. 그런데 '뇌'를 교체한 그를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아닐까. 곰곰히 생각해봐도 애매하기만 하다. 차라리 신체 다른 부분이 기계와 교체가 된거라면 별다른 고민없이 사람이라고 했을텐데, 인간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뇌가 기계이니 사람이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의 생각, 판단은 과연 인간으로서의 자유의지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기계에 의한 것일까. 그냥 안드로이드로 보는게 맞는 걸까? 실리콘 뇌 덕분에 인간의 속마음이나 기계의 신호도 읽을 수 있는 그의 능력을 보면 안드로이드 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건지, 아니면 실리콘 뇌를 이식하고 변호사가 된 것 자체가 불만이었던건지 무뇌 변호사 김호인을 둘러싼 소문은 꽤나 무성했다. 남다른 뇌를 가졌으니 그정도는 감수해야 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뇌에 대한 소문 때문에 안드로이드 변호 의뢰도 들어오니 말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부당한 이유로 폐기되는 안드로이드들은 자신들이 폐기된다는 것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거짓을 말할 줄 모르고, 소송 역시 절실하게 필요로 하지 않다보니 안드로이드 변호는 절대 쉽지 않다. 이번 안드로이드 김유미 사건은 더 쉽지 않았다. 스스로 살인을 자백하는 마당에 무엇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하지만 사건을 파면 팔수록 숨겨진 진실이 있음을 알게 된다.
사람을 대체해 수많은 일을 해내는 안드로이드를 쉽게 만날 수 있는 미래의 세상이 그려진 이 소설을 진짜 미래라고 상상해보니 마음이 불편해졌다.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넘쳐나고 그로인해 빈부의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황량하고 각박한 미래가 머리 속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발전이라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