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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편의점 ㅣ 단비어린이 문학
신은영 지음, 노은주 옮김 / 단비어린이 / 2023년 1월
평점 :

'고객은 왕'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누구나 왕이 될 수 있고, 갑이 될 수 있으며, 갑질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왕을 대접해야 하는 사람이 될 수 있고, 을이 될 수 있으며, 갑질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사장일때, 내가 고객일때. 왜 위치에 따라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걸까? 똑같이 친절하고 똑같이 평등하게 대할 수는 없는 걸까? 갑질 사건이 뉴스에 등장할 때마다 아이들 보기가 부끄럽다. 우리 아이들에게 절대 물려주고 싶지 않은 어른들의 잘못된 모습이기 때문이다. 미래 우리 아이들은 닮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모습을 정작 어른들은 아이들 앞에서 행동하고 보여준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는 말, 아이들 앞에서 행동하기 전에 꼭 한번 떠올리면 좋겠다.


마음이 여린 동화 작가 삼촌이 편의점을 배경으로 한 동화 집필에 도움이 될까 싶어 시작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 갑질 손님과 신경질적인 사장에게 당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바로와 바롱이 남매. 바로는 학교에서는 회장 선거 때부터 편가르기를 하더니 공정한 회장이 되고 싶다던 공약과 달리 마음에 드는 아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 혹은 자기 말을 잘 듣는 아이, 안 듣는 아이로 나눠 차별하기 일쑤인 석준이 때문에 불편했고, 바롱이는 2016호 할아버지가 툭하면 여기저기 갑질을 해대는 것을 보며 화가 났다. 그런데 가족인 삼촌이 갑질을 당하니 이대로 있을 수 없었던 남매는 가족회의를 소집했고, 가족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어른들을 반성하게 만들 아이들의 멋진 아이디어에 박수가 나왔다. 누군가에게 배려를 받고 대접을 받고 싶다면, 자신이 먼저 다른 이를 배려하고 대접해야 하는 법이다. 주지는 않고 받기만을 바라는 것만큼 못된 심보는 없다. 어느 누구도 갑질을 당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내가 갑질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 나도 갑질을 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못된 심보를 가진 사람들 때문에 갑질 사건은 끊임이 없다. '갑질'이라는 말이 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희귀한 단어가 되는 날이 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아이들이 갑질보다 배려가 더 익숙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어른 모두가 고민하고 노력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