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고분하지 마! 단비어린이 문학
공수경 지음, 유재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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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대로 뭐든지 하는 것!', 아마 모든 아이들이 원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본인이 바라고 원한다고 다 할 수 있고, 이뤄지지 않는다. 누구나 원하는대로 세상이 돌아간다면, 그 세상은 질서도 약속도 엉망진창인 그야말로 무법지대와 다름없는 제멋대로일거다. 아니, 어쩌면 그 세상은 발전도 미래도 없는, 멸종 직전에 놓여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원하는걸 모두 할 수 있다면 희망도 기쁨도 성취감도 그리고 기다림도 모른채 모든 일에 대한 의욕이 사라지고 감정도 무뎌지고 무심해지지 않을까? 달봄이의 '고분고분' 도장 사건을 들여다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원하는걸 모두 한다고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의 대부분을 들어주지 않는 아빠에게 심술이 난 달봄이. 아빠의 물에 대한 트라우마로 워터파크에도 못가고, 만화책이 보고 싶은데 글자만 있는 책만 사주고, 먹기 싫은 야채들도 반찬으로 먹어야 하고, 회사일과 집안일을 하다 피곤해져서 많이 놀아주지도 않는 아빠 때문에 매일 불만이 쌓여만 가는 중이다. 그러던 중 생일날 피에로에게 받은 고분고분 도장을 아빠 손등에 찍어봤다가 신기한 일을 겪게 된다. 아빠가 잔소리도, 화도 안내고 달봄이가 하는 말에 모두 OK를 한 것. 세상에, 이거 진짜야?! 한동안 아빠의 잔소리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아빠에게 요구하고 할 수 있어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던 달봄이었지만, 아빠가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을 하자 그동안의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된다.

자신의 요구와 행동들로 아빠가 힘들어서 쓰러졌던건 아닌지, 원하는 것을 다 하면서 정말 행복하기만 했었는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달봄이를 통해 나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건 아닌지, 나의 행복이 누군가와 함께가 아닌 오롯이 나만 행복했던 건지도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진짜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행복한 거라는 것 역시 알게되면 좋겠다. 어른들도 아이들의 말에 좀더 귀 기울일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나부터 아이들이 떼를 쓴다고 무조건 귀를 닫아버리는 어른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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