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
연여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12월

동화의 변신은 여전히 무궁무진 한 것 같다. 다양한 시각으로 변형된 동화나 아예 새로운 캐릭터로 변화한 동화까지 하나의 동화가 다양한 장르로 수많은 이야기를 탄생시킨다. 때론 사회적 메세지를 담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거리를 던져주기도 하며 다양한 시도를 통한 여러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신기하게도 아무리 변형을 시키킨다해도 동화의 본래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게 많은 스토리텔러들에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동화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평소 동화책을 좋아하는 내게 변형된 동화 이야기들은 이야기를 바라보는 시각을 좀더 넓혀주기도 하고, 생각의 틀을 바꿔주기도 했다. 또 달라진 캐릭터와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솔솔해서 변형된 동화 이야기가 보이면 읽어보는 편이다. 이번 소설은 동화 속 공주님들이 색다른 캐릭터로 변형 되었다고 해서 궁금했다. 엄지공주, 라푼젤, 신데렐라, 백설공주, 알라딘과 램프 요정. 우리 기억 속 공주님들이 과연 어떤 이야기의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 되었을까?

서양의 공주님들이 우리 나라 작가들의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완벽한 새로운 캐릭터가 되었다. 읽으면서 또 한번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들을 콕 집어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킨 작가들의 작품에 감탄이 나왔다. 첫번째 이야기부터 '아..!!'하는 감탄을 절로 했던 건, 엄지공주를 발견했던, 엄마라 할 수 있는 부인에 대해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동화 속 부인은 초반에만 등장하는 단역일 뿐, 중요한 캐릭터가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부인 입장에선 실종된 아이를 애타고 찾고 있었을 거였다. 엄지공주는 그런 부인을 조금도 생각지 않고, 남자를 따라가버렸으니 따지고보면 나쁜 딸인 셈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엄지공주라는 캐릭터가 새삼 달리 생각된다.

두번째 이야기는 더 충격. 라푼젤이 이렇게 변형될 수 있구나 싶어 놀랐다. 딸보다 명성, 명예가 더 소중했던 교수 아버지로 분한 마녀, 자신만의 왕자님을 찾았으나 축복받지 못하는 지수로 탄생한 라푼젤. 약간 충격적인 이야기였다랄까. 세번째 신데렐라, 네번째 백설공주.. 연달아 충격. 본래의 이야기 속 신데렐라 레퍼토리를 뒤집고 다른 이야기로의 도망을 꿰하지 않나, 미혼모가 되어 키운 딸 역시 미혼모가 되질 않나. 완전 다른 캐릭터가 되어 등장하는 공주들의 색다른 변화에 머리가 어질했다. 네번째, 다섯번째.. 이번에도 동화의 변신은 무죄였다. 신선하면서 독특한 이야기로 재탄생한 공주 동화를 만나보고 싶다면,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 남다른 공주의 변신에 놀랄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