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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아침 ㅣ 너른세상 그림책
이영림 지음 / 파란자전거 / 2024년 1월
평점 :

아이들 있는 집 중 아침전쟁 치루지 않는 집이 있을까요? 우리집은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해도 결국엔 촉박해진 시간에 쫓기곤 합니다. 여유있는 아침, 저에게는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죠. 재작년의 아침은 첫째 유치원, 둘째 어린이집 등원 시간이 달라 좀더 긴 아침 준비시간을 보내야 했었습니다. 정신없이 첫째를 등원시키고 난 후 둘째를 준비시켜 등원을 시켜야 했죠. 그리고 작년, 두 아이가 같은 유치원으로 등원을 하면서 아침이 더 빨라졌고, 그야말로 전쟁통을 치루고서야 끝이납니다. 올해 3월부터는 둘째 유치원 등원 시키고 첫째 학교로 등원시켜야 하는, 또 새로운 패턴을 준비해야 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일어나 준비해서 제시간에 나가는 모습을 보는 날이 오기는 할까요?

책을 펼쳐 첫 장면을 본 순간 깊은 공감과 함께 웃음이 터졌습니다. 아.. 어쩜 이렇게 잘 표현이 되었나요. 바쁜 엄마와 달리 느긋하기만 한 아이의 모습, 이 대조되는 모습이 너무 공감되서 저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진짜 아이들 준비 시키면서 이름을 수십번씩 부르는 것 같아요. 재촉하지 않으면 절대 시간 내에 준비가 되지 않아요. 여유있게 준비하려고 좀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시켜도 결국엔 시간에 쫓기게 되더라고요. 시간은 촉박한데, 아이들은 서두르는 법이 없고, 준비해야 하는데 놀고 있고. 하루도 빠짐없이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려진 분노의 샤우팅이 터진 후에야 그나마 준비가 되곤 하는 우리집. 아이들이 등원 버스를 타고 나서야 약간의 허탈감과 함께 힘이 빠지곤 합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 등원을 하던 때가 생각나서 절고 고개를 끄덕이며 봤던 장면들 입니다. 첫째 등원할 때, 코앞 유치원이라 천천히 걸어도 10분이면 갈 수 있는데, 그 10분이 30분이 되고는 했어요. 어찌나 궁금하고 참견해야 하는게 맞은지.. 재작년 둘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꽃이 피면 꽃이 피어서, 벌레가 지나가면 무슨 벌레인지 궁금해서, 개미가 보이면 개미가 어디로 가는지 보고 싶어서, 예쁜 낙엽 찾고 싶어서, 하얀 눈이 만지고 싶어서 등등 온갖 이유로 1분에 한걸음씩 가는 듯한 더딘 등원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 나이대의 호기심 넘치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귀엽기도 했지만, 매일 반복되는 더딘 등원은 때때로 지치게 만들더라고요. 그래서 봉구도, 봉구 엄마의 모습도 너무 이해되고 공감이 됐어요.

마지막까지 웃음을 안겨주었던 그림동화책.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은 동화책입니다. 우리집 남매에게 잠자리 동화로 읽어줬는데, 바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기보다 온갖 참견을 하는 봉구를 그저 재미있어 했던 것 같아요. 계속 읽어주고 얘기하다보면 아침풍경이 달라질 수도 있을까요? 달라질 수 있는 확률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조금의 희망이라도 가지며 아이들에게 읽어줘야겠어요. 너무 공감되서 웃음이 절로 나왔던 그림동화책,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