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스 마음껏 그려 봐 국민서관 그림동화 277
스콧 매군 지음, 이혜원 옮김 / 국민서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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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씩 롤 도화지를 꺼내주면 아이 둘이서 줄기차게 그림도 그리고, 글자 모양도 흉내내면서 놀고는 합니다. 그런데 잘 그리다가도 꼭 싸움이 났어요. 오빠가 너무 크게 그려서 내 자리가 없다며 우는 둘째, 동생이 자꾸 방해해서 그림을 더 크게 못 그린다는 첫째. 자리 싸움이 얼마나 치열한지 롤 도화지라 크기 상관없이 펼쳐서 그리면 되는데, 꼭 붙어서 그리다가 싸움이 나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얼마 전에 8절 도화지 200장을 샀어요. 그랬더니 롤 도화지는 팽개쳐놓고 도화지만 꺼내듭니다. 꼭 몇장씩 꺼내서 굳이 테이프로 붙여가며 큰 그림을 그려요. 대신 싸움이 나진 않아요. 각자 원하는만큼 꺼내서 그리면 되니까요. 이 동화책 표지의 연필을 본 순간, 아웅다웅 하며 그림을 그리는 두 아이가 생각이 났어요. '라이너스'는 어떤 그림을 마음껏 그리고 싶은 걸지 궁금했죠. 그래서 읽어보게 됐어요.



미술도구 그림대회가 열린대요. 가장 따뜻한 작품을 그린 도구가 1등을 할거예요. 이번이 첫 참가인 라이너스(연필)는 짝궁 어니(지우개)와 함께 참가하기로 합니다. 열심히 그리고 또 그렸죠. 그런데 어니는 라이너스의 그림이 도통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리는 족족 태클을 걸며 지우기 바빴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서로에게 상처를 줘버린 라이너스와 어니의 사이는 결국 멀어졌어요. 의기소침해진 라이너스가 다시 기운을 차린건 부스러기의 조언 덕분이었어요. 라이너스는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죠. 새로운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았고, 어니는 그런 라이너스의 그림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적극 라이너스를 돕기 시작합니다.



더듬더듬 글자를 읽기 시작한 첫째가 먼저 책을 보고, 둘째가 궁금하다며 읽어달라고 해서 바로 읽어줬어요. 가만히 들으며 그림을 보던 둘째가 갑자기 연필을 하나 꺼내더니 똑같다며 신기해 합니다. (둘째가 꺼내든건 노란색과 검은색의 줄무늬가 있던 연필이었어요.) 저녁에 첫째에게 글씨 공부를 시켰더니 표지처럼 연필에 눈썹, 눈, 입을 그리고는 라이너스라며 보여주네요. 꼭 공부하라면 딴짓을...;; 암튼, 아이들에게 라이너스와 어니처럼 서로의 작품을 틀렸다고 하면 안되는 거라고, 그러니까 그림을 그릴때 싸우면 안된다고 하니 알았다고 대답은 참 잘합니다.

아이들이 라이너스가 인상적이었는지 자꾸 노란색 연필을 꺼내서 라이너스래요. 그래서 그럼 라이너스처럼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더니 용을 그릴거라던 첫째와 달리 둘째는 무엇을 그려야할지 몰라 고민하다 엄마가 그리라네요. 그냥 생각나면 그려보는 걸로.. 매일 사용하는 연필이 주인공이다보니 연필을 꺼낼때마다 동화책도 같이 떠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연필보고 라이너스라고 말하는 것도 당분간은 계속 되겠죠?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고 오래 기억하게 되는 이야기라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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