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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미래를 세탁해드립니다
정욱 지음 / 북다 / 2023년 11월
평점 :

책 소개를 보자마자 읽어보고 싶었던 소설이다.
요즘 과거로 회귀하는 이야기는 참 흔하다.
내가 읽은 대부분의 회귀는 본인 혹은 가족, 아니면 원한관계에 있는 사람이
주로 시간을 거슬렀다. 하지만, 이 소설은 독특하게 전세계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5년이라는 시간을 회귀해버린다. 게다가 5년이라는 시간동안
벌어졌던, 있었던 모든 일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줄거리만으로도 흥미진진!
5년이라는 시간, 결코 적지 않다.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수많은 사건사고가
벌어졌을 시간임은 틀림이 없다. 때문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너무 궁금했다.




주인공 태오는 본래의 시간에 자살을 실행했던 인물이다.
빚을 막기 위해 회사 고객돈에 손을 댄게 그의 죄였다.
그는 자신의 죄에서 도망치기로 결심했고 2023년을 맞이하는
종이 울리는 순간 회사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눈을 떴을 때 그는 5년 전을 돌아와있었다.
처음에 그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자신만 회귀한 줄 알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떼돈을 벌어보자 했건만..
역시 세상은 그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회귀를 했고, 그 5년간의 기억 역시
모두 똑같이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세상은 혼란에 빠졌다. 죽었던 사람이 되돌아오고,
5년 사이에 태어났던 아이들은 사라졌다.
청소년을 벗어나 갓 성인이 되었던 아이들은 다시 학생이 되었고,
5년 동안 벌어졌던 범죄도 사라져 범죄자 역시 사회로 복귀했으며,
군대를 다녀왔던 이들은 재입대를 해야할 처지에 놓였고,
결혼, 이혼, 출산 등의 개인 신상도 다시 되돌려졌다.
5년동안 승진, 이직, 개인사유로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았고,
그로인한 혼란 역시 불가피했다.
이에 정부는 18년을 지준으로 행동하라고 지침을 내렸고,
5년간의 일은 공식적으로 없던 일이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은 그대로였기에 마냥 없던 일이 되진 못했다.

태오는 회사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범죄사실이 기억에서 사라진건 아니니까.
하지만 정부의 방침 덕분에 똑같이 입사를 할 수 있었다.
다만, 본래의 시간대에서 핵심부서에 발령을 받았다면
회귀한 뒤에는 신입사원에겐 벌어지지 않는 지방 한직으로 발령된다.
처음엔 오랫만의 신입이라며 반겨주던 그곳도 곧 그의 범죄행각이
알려져 싸늘한 시선과 냉대를 받게 되었고, 이를 견디다 못해 퇴사를 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태오는
회귀전 떠오르는 스타CEO 였던 이찬신 대표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리셋' 이후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미래 세탁소'의 일이 바로 태오가 제안 받은 일이었다.



처음엔 회의적이었던 태오는 사람들의 일들을 해결해 주면서
점차 진심으로 미래 세탁소의 일에 빠져든다.
그중 '김민서'라는 여자의 사건은 정말 뜻밖의 사건으로 연결된다.
이 사연에서 정말 슬펐던 것은 5년동안 태어나 예쁘게 성장하던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없는 부모들의 애타는 마음이었다.
다시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그 아이는 리셋전의 아이가 아니다.
부모의 마음은 평생 멍이 든채, 평생의 그리움을 품고 살아야 한다.
그 누구도 원했던 리셋이 아닌 강제로 벌어진 리셋은
전세계에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냈다.

리셋으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은 이들도 많지만,
그 후유증 역시 상당했다.
세월이 흘러 다시 2023년을 앞둔 시점에 사람들은
또 다른 음모론에 빠져든다.
과연 이번에는 2023년을 제대로 맞이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시 돌아가게 되는 걸까?
이 모든게 없던 사실이 되는건 아닐까?
읽는내내 흥미로웠고, 생각외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소설이었다.
회귀를 한다는게 좋은 것만은 아닌게 분명했다.
그것도 5년간의 기억을 모두가 간직한채라면 말이다.
최근에 읽은 회귀를 주제로 한 소설 중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언젠가 영상화가 진행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