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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왕팬 나가신다 ㅣ 단비어린이 문학
이영은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0월
평점 :

어떤 일이든, 무엇을 하든 나를 최고로 생각해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무슨 일이 닥처도 용기를 낼 수 있고 어렵다 생각되는 일이라도 힘을 내서 도전해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왕호는 모르지만, 왕호에게는 그에게 무조건적인 애정을 쏟고 응원을 하는 이가 있었다. 바로 하늘의 호랑이이자 호랑이 중의 호랑이인 왕호랑이가 왕호의 극성팬이다. 삼신할매로부터 왕호랑이 자신의 후계자 자질이 있는 아이라는 얘기를 들은 이후부터 왕호의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 하며 수련생들의 훈련도 건성건성, 오로지 왕호를 내려다보는 낙에 푹 빠져있는 중이다.
삼신할매로부터 한바탕 잔소리를 듣고 훈련장에 나가려다가 마지막으로 왕호를 한번 더 보려고 했을 뿐인데, 최근 왕호를 괴롭히는 놈이 또 나쁜 짓을 하려하자 발끈해서 왕호에 곁으로 내려가버린다. 왕호랑이의 신비한 힘은 수염에 있었는데, 왕호를 괴롭히는 놈을 대신 혼내주고 복수해 주느라 수염을 뽑아 썼더니 이제는 5개 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왕호랑이는 왕호에게 위기가 닥치는 것 같으면 바로 수염을 뽑았다. 수염을 다 쓰면 자신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염을 쓸만큼 왕호랑이에게 왕호는 각별한 아이였다.
친구의 괴롭힘에 좋지 않은 마음으로 하교를 하던 중 왕호는 말하는 호랑이가 들어있는 조그마한 유리병을 줍게 된다. 자신을 하늘의 왕호랑이라 칭하는 호랑이가 신기하기도 하고 싫지 않았던 왕호는 엄마 몰래 집으로 가지고 온다. 다음날, 학교에 같이간 왕호와 왕호랑이. 왕호랑이는 자신감이 없고, 용기가 부족한 왕호의 모습에 한숨을 쉬면서도 왕호가 괴롭힘을 당하거나 의기소침해 있으면 애정어린 타박과 함께 응원과 용기를 준다. 그러면서 깨닫는다. 왕호랑이가 갇힌 유리병이 왕호의 겁이라는 것을. 왕호가 겁을 내면 낼수록 유리병은 작아졌다.
이러다 정말 왕호랑이가 사라질수도 있는 상황. 왕호는 마침내 용기를 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낸다. 그 장면을 보지 못한채 왕호랑이가 사라진 것도 모르고 말이다. 왕호랑이는 정말 사라져 버린걸까? 이야기를 읽는 내내 우리 아들이 생각났다.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고, 소심한 편인 아들의 모습과 왕호가 겹치는 것 같았다. 성격이 좋고, 활발하고, 다정한 아이라 한편으론 이렇게 걱정 안해도 되지 않을까 하면서도 걱정이 가시질 않는다. 아들이 용기와 자신감을 잃지 않는 아이가 되도록, 온 가족이 왕호랑이 같은 존재가 되어야겠다. 물론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앞으로는 더 열심히 응원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