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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엔 연애를 쉬겠어 - 우리가 연애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임윤선 지음 / 시공사 / 2023년 9월
평점 :

인스타그램 시공사 계정에서 소개글을 보자마자 궁금함에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던 책이다. 그 소개글이.. 정말 강렬했다. 진짜 있는 일인가 싶을 정도로. 그런데 실제로 있었던 일이란다. 세상에. 그냥 짧은 글로 접한 나도 경악스러운데, 실제로 겪은 사람은 얼마나 참담하고 기막히고 끔찍했을까.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현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니 예상하지 못할만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도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기만하고 속이고 억압하고 때로는 폭력까지 행사하며 말이다. 정상적인 관계라면, 상대방을 정말 사랑한다면 과연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연애의 참견'이라는 프로그램은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기사를 통해 몇번 접해봤기에 어떤 프로그램인지는 대강 안다. 그런데 거기에 등장하는 커플들의 상황을 보면 소설이나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가 싶을 만큼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고는 한다. 이 책속에 소개된 커플들의 이야기도 그에 못지 않았다. 아니 정말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마냥 기가찼다. 사람 가려서 사귀어야 한다는건 이래서인가 싶다. 어쩜 이런 일들을 겪었나 싶고, 이래서 연애가 쉽지 않았겠구나 싶었다. 올해엔 연애를 쉬겠다는 제목이 와닿았다.

나도 지금의 신랑을 만나 연애를 하기 전, 괜찮은 누군가를 만나지 못하고 나이만 먹어가는 것이 불안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연애를 시작하니 이번엔 결혼 압박이 생겼다. 결혼 후엔? 당연히 임신. 첫째를 낳고 난 후는 둘째. 그리고 나니 이제는 아이들 학습 문제.. 와.. 정말, 이게 끝도 없다. 주변의 참견과 '걱정'을 가장한 압박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왜 심리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아야만 했을까 싶다. 남들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닌데, 내 인생에 내가 주체가 되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밀리고 흔들렸으니 힘들었던건 당연한 일이었다.
점점 더 나이를 먹어간다는 이유로, 주변의 압박감 때문에 등 떠밀리듯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진 말았으면 좋겠다. 서로 미친듯이 사랑해서 결혼을 해도 헤어지는 일이 많은데, 남들 시선 때문에 혹은 해야만 하는, 필요에 의한 연애나 결혼을 한다면 불행을 자처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물론 오히려 잘 살 수도 있긴 하지만, 이런 경우가 얼마나 되겠는가. 연애도 결혼도 오롯이 내 선택이어야 한다. 관계를 맺는 것도,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살아가면서 중요한 문제지만 그것에 너무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간만에 읽은 에세이였는데 후루룩 재미나게 읽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