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내가 가장 크게 고민했던 것이 바로 한글이다. 주변에서 봐도 그렇고, 작년부터 여기저기서 얘기를 들어보면 한글은 떼고 학교를 가야 한다고 했다. 그뿐 아니라 산수, 영어도 기본은 알아야 하고, 운동도 한두가지는 배워서 가야 한다고 했다. 학교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기초는 기본적으로 뗀 상태라 생각하고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업에 따라가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를 보내면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이 부분은 학원을 보내 가르쳐서 보내달라는 전화를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학원을 운영하는 친구로부터 들은 얘기도 그렇지만, 직접 학교 선생님에게 전화를 받은 지인에게 얘기를 듣고 정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아직 한글을 제대로 떼지 않은 첫째로 인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즘 앉혀놓고 계속 한글을 공부 시키지만, 하기 싫어하는 걸 억지로 시키다보니 아이는 의욕도 없고 방금 한 글자도 까먹는 지경이라 정말 공부방을 보내야 하는건지 고민이다. 한글도 그렇지만, 공부방을 보내면 수학, 한자도 기본은 배울 수 있다보니 이참에 둘째도 일찍 시작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는 중이다.
하지만 막상 보내자니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지, 또 스케쥴이 늘어나서 아이가 피곤해 하는건 아닐지, 너무 아이를 몰아붙이는건 아닐지, 그냥 내 욕심인건지 참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다. 아이 성향에 따라, 아이 습득 속도에 따라 차근차근 익혀나가야 한다는건 알지만, 현실은 조급한 마음 때문에 이도저도 안되는 것 같다. 책에서는 학교 교과 과정에 따라 한글을 완벽하게 알지 못해도 2학기가 되면 완벽하게 읽고 쓰는게 된다고 하는데, 실제 들은 얘기와 달라서 솔직히 이 부분에선 믿기지 않는다. 되려 학교 선생님들이 학원을 보내서 가르쳐 보내라는 얘기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보니 더 그렇다. 물론 모든 학교와 선생님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전반적인 분위기상 이것저것 가르쳐 보내야 하는게 현실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사교육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로인한 지출을 줄일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정부에서는 사교육을 줄이자 외치지만, 그건 탁상공론일 뿐이다. 정말 사교육을 줄이고자 한다면 공교육을 사교육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하교 시간을 늦춰줘야 하며, 악기, 운동, 놀이, 문화 등 다양한 배울거리 역시 제공되어야 한다. 정부는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시행해 줬으면 좋겠다. 되도록 빠른 시일내에.

아, 정말 깜빡 잊고 있던 부분이다. 시계 보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걸. 이 부분을 보자마자 아차 했다. 아.. 시계를 또 어떻게 가르친단 말인가. 화장실 뒤처리 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화장실 뒤처리는 정말 생각 못했던 부분이라 화들짝 놀랐다. 집에서는 화장지로 닦고 물로 한번 더 닦아주다보니 당연히 해주던 부분이었는데, 생각해보니 학교에 가면 혼자 뒤처리를 해야 한다. 뒤처리를 못해서 우는 아이들이 꼭 있다는 부분을 보고 지금부터라도 꼭 가르쳐야겠구나 싶었다. 아이고야, 초등학교를 보내려니 가르쳐야 하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아니, 내가 너무 늦게 가르치는 건가..? 당장 코앞에 닥치니 내 마음만 자꾸 바빠진다. 둘째는 좀더 빨리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깜빡 잊을 뻔 했다. 휴! 책을 읽은 덕분에 살았다. 하마터면 국립초 지원조차 못해보고 지나칠 뻔 했다. 작년 초에 알아놨던 거였는데 완전 잊고 있었다. 9월말~10월초에 접수 시작이라니 무조건 저 두곳은 지원할거다. 미리 달력에 체크해둬야지. 다만.. 로또의 확률로 당첨이 된다해도 등하원이 좀 걱정이다. 어떻게든 운전을 시작할 수밖에;; 하반기엔 진짜 운전연수를 해야할수도. 당첨만 된다면.. 못할 것도 없지 뭐;; 하핫;;

아직 아기 같은데 벌써 학교를 간다니. 시간의 흐름이 참 신기하다. 생각해보면 어린이집을 처음 보낼때도 참 여러 걱정과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내 아이는 예상외로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줬고, 걱정했던 것보다 더 잘 다녀서 한시름 놨더랬다. 하지만.. 학교도 과연 그럴까? 요즘은 학폭도 심각한 수준이고, 학교에 들어가면 경쟁이 심화되니 지금의 걱정보다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지금으로선 말이다. 미리 익혀둬야 하는, 익히면 좋은 습관들을 보니 그렇겠다 싶어서 하나하나 체크를 해가며 아이를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어보니 정말 초보 예비초 부모라면 한번씩 읽어보면 좋겠다 싶다. 상당부분 많은 도움이 된다. 생각지 못했던 부분도 많았고, 놓칠 수 있었던 부분도 많았다. 잊고 있었던 부분을 다시 상기하는 계기가 되었고, 체크해야 할 부분들을 정확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아이가 내년에 입학할 때까지 여러번 읽어보게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