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여름이 되어 줄게 단비청소년 문학
김근혜 외 지음 / 단비청소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이야기에 내 아이들을 대입해 생각하니 하나같이 고민이 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고, 반성해 보게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부모 역할의 중요성, 내 아이를 믿고 응원해 주는 것, 그리고 내 아이의 선택을 존중할 것. 최근 잊고 있었던 것 같은 다짐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첫번째 이야기의 발단은 게임이다. 컴퓨터 게임, 나도 벌써 걱정하고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다. 요즘 아이들은 기계 습득이 워낙 빠르다보니 접하는 연령 또한 너무 빨라졌다. 집에서 시키지 않는다 해도, 친구들이 하고 있거나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경험을 하는 일이 수두룩 하다. 우리 아이가 이 케이스다. 집에선 절대 시켜주지 않는 게임을 친구 집에서 경험하고,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오니 집에서도 게임 타령을 한번씩 한다. 5살인데도 말이다. 때로는 너무 안 시켜도 나중에 작동법을 다 아는 다른 친구들에게 뒤처지는건 아닐지, 대화에 끼지 못하는건 아닌지 혹은 너무 안 시켜줘서 반발심에 나중에 더 심하게 게임에 빠지는건 아닐지.. 온갖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기도 하다. 그래서 만약 고등학생이 된 내 아이가 주인공 휘처럼 엄마 몰래 엄마 핸드폰으로 100만원이나 현질을 했다는 상상은 깊은 한숨부터 나오게 만들었다. 나였다면 휘의 엄마만큼 차분하게(?) 대처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몽둥이를 휘두르고, 기계를 다 뿌셔서 내버려도 속이 안 시원할 것 같은 상상이랄까;

세번째 이야기의 발단은 엄마의 이기적인 욕심이었다. 아이를 자신의 트로피로 내세우려 공부에만 몰아넣는 엄마로 인해 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백도 못하고, 그 아이의 고백조차 엄마의 코치를 받아 거절해야 했던 아이의 외롭고 슬픈 마음이 책을 뚫고 흘러나오는 듯 했다.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고, 아이의 의견을 외면한채 아이의 뒷바라지에 온갖 정성을 쏟지만, 정작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았던 엄마. 사실 그런 엄마에게 아들은 하나의 탈출구이자 희망이었다. 모진 시집살이, 남편의 외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아들을 이렇게 키워냈다 라는 트로피를 쥐고 싶었던걸까? 그래서 엄마를 잃을까 무서웠던 아들이 엄마의 말을 고분고분 따랐다가 죽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을 줄은 조금도 알아채지 못했다. 아이의 교육, 참 어려운 문제다.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미래 선택의 폭이 넓은건 사실이니 말이다. 그렇다해도 나는 아이를 몰아붙이면서까지 공부를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밀어주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