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행진곡 단비어린이 문학
전은희 지음, 고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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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7편의 단편을 만날 수 있는 이 동화책의 첫번째 이야기부터 마음이 따뜻하면서도 아릿한 느낌을 주었다. 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짐을 정리한 딸의 물건들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며 딸과의 추억, 온기를 간직하고 싶은 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져서 씁쓸했다. 길고양이 초롱이를 가족 삼아 외로움을 달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홀로 사는 독거노인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라 마음 한켠이 아프기도 했다. 초롱이를 해코지 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로 받아들여주고, 초롱이를 괴롭히는 아이를 혼내주는 모습은 참 감동적이었다. 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침범하는건 인간이지만, 인간들은 함께 살아가기보다 쫓아내는데 바쁘다. 그래서 길 위의 생명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면 언제나 마음이 따뜻해지곤 한다. 안그래도 힘들게 살아가는 길 위의 생명들을 학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새것보다 헌것을 써야하는 일이 많은 둘째 민우. 항상 새것을 받는 형을 질투하는 민우의 마음에 공감이 가기도 하고, 너무 쉽게 버리고 사는 요즘의 소비 형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민우 아빠의 마음도 이해가 갔던 이야기다. 민우의 아빠는 물건이 고장나면 고치고 또 고쳐 사용한다. 단호한 아빠의 생각에 민우는 새것을 갖기가 쉽지 않다. 친구들과 형처럼 새 자전거가 갖고 싶었던 민우는 아빠가 고친 헌 자전거를 몰래 버리고 오기도 했었는데, 결국 다시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친구 기호가 새 자전거를 도둑 맞는 일이 생긴다. 민우는 자신의 헌자전거로 민우의 새자전거를 찾아 나선다. 내가봐도 요즘은 너무 쉽게 사고 쉽게 버린다. 그덕에 쓰레기는 더 많이 배출되고, 이 쓰레기 문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부분은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고쳐나가야 할 문제이지 않을까?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7편의 단편들. 모두 하나같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따뜻하지만,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들이 녹아있던 이야기들은 금방 읽을 수 있는 반면,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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