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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꽃 ㅣ 단비어린이 문학
유진 지음, 윤문영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8월
평점 :

엄마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에게 맡겨진 가람, 아무리 할머니가 잘해주고 챙겨줘도 자신을 할머니 집에 데려다 놓고 간 아빠의 뒷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버림받은 듯한 그 기분을.. 그래서 꽃을 피우지 못해 버려지려던 화분 하나가 그렇게 신경이 쓰였나보다. 지저분했던 화분을 정성껏 닦고 물을 주며 보살핀다. 하라, 진영, 고운. 세 친구는 모두 가운데 앉는 것을 좋아한다. 모두 친구들 사이에서 중심이 되고 싶은 것이다. 질투도 하고, 투닥이기도 하고, 삐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함께 놀면서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중심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셋이 함께라는게 중요하고 즐거운 거라는걸 말이다. 아홉살 아인이의 첫사랑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건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상대인 건우는 아인이의 마음을 모르고 말하고 행동하니 아인이는 섭섭해도 섭섭하다 할 수 없었고, 화가 나도 제대로 화를 내지 못했다. 혼자 속으로 끙끙 하다가도 결국 건우의 다정함을 느끼면 그새 풀어지고 만다.
세상은 뜻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규칙이 있고, 지켜야 하는 선이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세상에 부딪히며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을 보면 흐뭇하고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안쓰럽고 속상하기도 하다. 성장이라는 열매는 마냥 좋은 걸로만 채운다고 열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경쟁이라는 가시밭길을 해쳐나가야 하는 아이들이지만, 씩씩하게 그 길을 밟고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때때로 '괜찮아, 잘했어. 다시 하면 돼. 더 잘 할 수 있어." 라고 토닥여 주고 싶다. 외롭고, 짜증나고, 괴로운 상황을 이겨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가람이, 고운이, 아인이. 모두 괜찮아. 가슴펴고 씩씩하게 일어나자. 잘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