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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서 온 봄 ㅣ 단비청소년 문학
박지숙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청소년 / 2022년 5월
평점 :

읽는 내내 여러가지 걱정과 생각을 많이 하게 했던 책이다. 첫번째 이야기부터 좀 충격이었다. 예전보다 성과 관련해 많이 개방이 되었다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청소년들의 성은 개방적일 수가 없다. 그렇다보니 조심스럽게 다룰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의 성과 관련된 이야기가 바로 첫번째로 등장한다. 이나와 현태 커플에게 큰 위기의 순간이 찾아온다. 하필 현태가 공부를 잘하는 이나와 같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에 집중하겠다며 서울로 떠나고 이나 홀로 있을 때였다. 기계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던 생리가 예정일을 3일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던 것이다. 긴장감, 무서움, 혼란스러움으로 가득한 이나는 아무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걱정과 초조함으로 생리를 기다리며 검색을 해볼 뿐이었다. 그러다 테스트기를 해봐야한다는 결론에 다다른 이나는 엄마 몰래 외출을 해서 약국을 찾아 임신테스트기 구입을 시도한다.
하지만.. 실패. 다시 한번 집에서 멀리 떨어진 약국을 찾아 들어간 이나는 간신히 하나를 사서 도망치듯 약국을 나와 테스트를 해보고 한 줄임을 확인 했지만 믿을 수가 없다. 여러개 샀어야 했다는 생각과 함께 현태의 반응, 부모님의 반응, 주변의 반응 등 온갖 안좋은 상상이 머릿속을 멤돈다. 예정일이 5일이 지나고 착상혈일지 모를 혈흔을 발견한 이나는 눈물을 흘리며 현태에게 현 상황을 알린다. 불안과 공포에 떠는 이나를 보면서 올바른 성의 교육이 얼마나 필요한지 깨달았다. 아마 지금은 우리 때보다 더 많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이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아이들은 잘못된 정보와 짧은 지식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잠깐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임신과 관련된 수많은 질문이 올라와 있는걸 알 수 있다. 그중에는 청소년들로 보이는 아이들의 질문도 상당하다.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근데 이 이야기의 주제는 임신이 아닌 이나와 현태의 사랑이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의 성과 임신을 사랑과 함께 다루다보니 주제가 약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암튼, 다행히 현태는 이나가 생각하는 나쁜 남자가 아니었고, 서로를 얼마나 애틋하게 생각했는지 이번 일을 통해 느낀다. 두번째 이야기는 몸캠을 당하게 되는 우석이의 이야기다. 몸캠이라니.. 이런 일을 당하기도 한단 말인가. 세상엔 정말 나쁜 쪽으로 머리 굴리는 사람이 참 많구나 싶다. 남자아이인 우석이도 이런 일을 당하고 자살을 생각하는데, 여자아이라면.. 정말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아이들을 상대로 사진을 찍고, 정보를 훔쳐 협박으로 돈을 뜯어내다니. 이런 범죄는 강력하게 처벌되었으면 좋겠는데, 범죄자들의 처벌 수위를 보면 우리나라의 법은 너무 약하기만 하다.
연상을 사귀었던 준혁의 이야기는 너무 사랑에 집착하면 오히려 관계를 망칠 수 있다는걸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자신은 여전히 고등학생인데 비해 대학에 진학한 여자친구를 보며 불안했을 준혁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여자친구를 믿지 못하고 배려를 잊은채 자신의 감정만 강요하고 집착했으니 관계가 흔들릴 수밖에. 자신이 사랑을 잘못된 방법으로 표현 했다는 것은 사랑이 떠난 뒤에야 알게 된다. 잘생긴 외모로 전학 오자마자 학교의 스타로 등극한 하준. 학교의 스케이팅 선수이자 만능 스포츠 우먼인 지유. 사랑은 갑작스럽게 두 아이에게 찾아왔고, 적당히 선을 긋는것 같으면서도 오해하게 만드는 하준의 행동은 하준을 좋아하면서도 티를 내지 못하고 있던 지유에게 혼란을 가져온다. 사랑 때문에 아프고 힘들지만, 그럼에도 사랑 때문에 웃고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몸소 깨닫는 아이들의 사랑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