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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로 쌓은 탑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김이삭 지음, 신소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5월
평점 :

처음에 책 표지와 제목만 보고는 시그림책인가 싶었다.
펼쳐보니 시 그림책이라 해도 될만큼 글밥이 적어서
아이들 그림책으로 정말 좋은 책이었다.
한번두번 그림에 자꾸 눈이 가고, 정겨움에 미소가 지어졌다.
내가 어릴때 친구들에게 가장 부러웠던 것이
시골 친척집이 있는 거였다.
우리집은 친가도 외가도 모두 고향이 서울이라
시골이 없었기 때문이다.
막내 이모가 시골에 정착을 하셔서 몇번 가보긴 했지만,
친구들처럼 재미난 경험을 하진 못했었다.
깡시골에 가까우면서도 근처에 냇가도 없고,
뭔가 놀거리, 볼거리가 거의 없었던 탓이다.
밭도 있고, 염소, 돼지도 있었지만 그뿐..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시골 경험을
시켜줄 수 없어 그게 참 아쉽다.
첫째 친구네는 친가, 외가가 모두 시골이라
틈만 나면 시골에서 신나게 놀다온다.
그 얘기를 들으면 우리 아이도 해보고 싶다고 하는데,
데려갈 시골이 없으니 그저 웃어 넘기곤 한다.
얘들이 조금만 더 크면 농촌 경험이나
멀리 놀러가는 걸로 대체해야 할 듯 싶다.

상추 농사를 짓는 할머니를 따라 밭으로 가는 아이들.
이 그림이 왜이리 예뻐보이는지 모르겠다.
얼마 전에 유치원 학습으로 상추 키우기를 했었는데,
매일 물주며 좋아했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집에 작은 텃밭이라도 만들어봐야할까....?!

누나는 모종 심는 할머니를 돕고,

막둥이는 그 옆에서 흙장난을 한다.
스마트 기기를 벗어나 자연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것 같은 아이들의 모습이 참 좋다.
물론 시대에 따라가기 위해선
스마트 기기에도 익숙해져야겠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처럼 어릴 때는
매일 자연에서 뛰어놀 수 있었음 싶다.

한 장, 두 장.... 정성스레 키운 상추가
차곡차곡 쌓여 탑을 이룬다.

이 상추가 아이들 학용품도 되고, 옷도 되고, 약도 되니
귀하고 고맙지 않을 수 없다.
상추가 잘 자라는 만큼, 아이들도 쑥쑥 크고,
할머니의 허리는 오늗로 필 시간이 없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손주들을 위해 기꺼이 허리를 굽히고
상추를 정성들여 키우고 또 키워낸다.
정겹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한 그림책.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