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어바웃 학폭
장석문.최우성 지음 / 가치창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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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이후 대면 수업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학교폭력 또한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있다는 뉴스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이걸 잘된 일이라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상반된 감정이 동시에 떠올라서 씁쓸하게 웃으며 넘어갔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더 코로나 상황은 길어지고 있고, 그로인해 비대면 수업이 계속 연장되다보니 학교폭력 또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일이 많은 듯 하다. 안그래도 촉법소년법을 악용해 죄를 짓고도 당당한 청소년 범죄자들이 늘어나는 것이 걱정이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더더욱 요즘 얘들 참 교묘하고 무섭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다하다 온라인으로 괴롭히고 범죄를 저지르는 얘들을 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평화롭게 낮잠에 빠져든 내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더욱 걱정되었다. 내 아이들이 학교폭력에 노출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으니 말이다.


그간 뉴스나 인터넷 글을 통해 본 학교폭력과 관련된 이야기들만 놓고 보면 대체로 피해 학생들은 2차, 3차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진학한 상급 학교에서 다시 마주치거나, 혹은 같은 반에 다시 배정되는 일도 많았고, 가해 학생의 부모들이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경우도 허다했으며 학교측의 조치가 미흡한 경우도 있었다. 결국 피해 학생이 또 다른 상처를 끌어안게 되는 일이 많아 보였다. 물론 대부분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았거나 문제가 많아 이슈화 될 수밖에 없었던 사건들을 내가 본 거겠지만, 그간 내가 본 사례들만 해도 너무 다양하다보니 학교폭력에 대한 조치들이 여전히 피해자의 입장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다 생각되었다. 이 책을 통해 학교폭력에 관한 여러가지 제도와 절차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인지할 수 있었지만, 정말 최소한의 장치일 뿐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왜냐하면 이런 제도와 절차가 내가 본 사례들 때도 없었던 것은 아닐테니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학교 폭력에 노출된 대다수의 아이들이 부모 혹은 주위에 알리지 않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많다는 점이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부모가 자신을 보호해 주지 못할거란 믿음이 강하다고 한다. 아이가 아이들 사이에서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받는 것 같다고 넌지시 운을 떼면 부모들이 네가 잘하면 된다고,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하라며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아무렇지 않은 일로 치부하는 일이 많아서라고 했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뜨끔했다. 요즘 2세, 4세 두 아이의 가정보육이 길어지면서 지쳐 아이들의 말을 귀찮아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쌓여가는 집안일에 하루하루 꼭 해야하는 일들에 치여 짜증만 늘었으니, 이런 엄마를 아이들은 어떤 눈으로 보고 있었을까?


만약 2세, 4세가 아니라 초등학교, 중학교 나이였는데, 학교폭력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내 아이들도 나에게 그런 상황을 말해주지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미안함과 동시에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참 어렵고 힘든 일이구나를 다시 한번 느낀다. 될 수 있으면 내 아이들은 학교 폭력에 노출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만일을 위해서라도 평소에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아이들이 언제 무슨 일이 있든 엄마를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말이다. 지금보다 더 강한 처벌과 제도로 아이들에게 학교 폭력이 죄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 시켜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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