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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니까 예쁘지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강정연 지음, 한상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2월
평점 :

겉모습을 중시하는 외모지상주의가 한참 사회문제로 급부상했을 때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취업 때문에 피부과 시술을 받거나 성형을 했고, 남들 눈에 좋고 화려한 모습을 보이고자 무리해서 겉모습을 포장했다.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다. 나도 한때 취업전선에 뛰어들었고 치열하게 취업을 했던 한 사람으로서 면접관들에게 보여지는 첫인상이 꽤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인성, 가치관, 업무적 적성 등 진짜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들이 많이 가려졌고, 차별적 피해자들이 생겨났다.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있고, 달라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외모지상주의는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바로 이야기 속 박대감처럼 말이다.
봉오리 마을의 박대감은 인물 좋기로 유명하다. 이런 박대감에겐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었다. 너무 잘난 외모 탓인지, 박대감은 일꾼이든 먹는거든 그게 무엇이든 겉모습만을 중요시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박대감네 일꾼들은 해야할 일보다 외모를 치장하느라 바빳다. 이렇듯 겉모습 만큼은 번지르르 한 이 집안엔 딸이 하나 있었는데, 이게 또 박대감의 크나큰 고민거리였다. 하나 뿐이 딸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못생겼으니 어찌 고민이 안되겠는가. 다행스럽게도 딸의 타고난 성품만큼은 좋았는데, 겉모습을 중요시 여기는 박대감에겐 딸의 성품은 뒷전이었더랬다. 그러던 비가 많이 오던 어느 날, 박대감의 집에 과거 시험을 보러가는 나그네 둘이 찾아온다. 한 사람은 박대감의 취향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정반대의 취향이었다. 박대감은 멀끔한 나그네만 재워주려다가 못난 나그네에게 헛간을 내어주었고 다음 날 큰 소동이 벌어진다.
하나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몰랐던 박대감이 뒤늦게라도 깨달음을 얻었으니 참 다행이다. 박대감처럼 겉모습만으로 상대방을 판단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다만 요즘은 어느정도 외모를 가꾸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모든 매너든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 줄 아는 것도 능력이 되는 세상이 아닌가. 내 아이들은 박대감처럼 하나만 가꿀 줄 알기보다 겉과 속 모두 균형있게 가꿀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