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새벽이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최봄 지음, 한수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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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와 관련된 동화는 거의 못만나봤다. 생각해보니 해녀를 다룬 소설도 거의 못 만나본 듯 하다. 실제로 해녀를 만나본 일도 없고, 해녀를 본 적도 없다보니 어쩐지 먼 존재인 것 같다. 물론 TV에선 여러차례 보긴 했어도 말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의 참혹하고 어려웠던 시절, 일제강정기에 해녀들이 겪어야 했던 이야기다. 무자비하고 못된 일본. 우리나라 것이라면 뭐든 싹 가져가고 없애려 했던 잔혹했던 일화들은 넘쳐나기만 한다. 그럼에도 지금껏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뻔뻔함으로 무장한채 무슨 일만 터지만 한국 탓을 한다. 어려울 때 도와줘도 도움만 받고 입을 싹 닫는 그들의 행태는 결코 그들을 좋아할 수 없게 만들곤 한다. 암튼, 그 시절의 해녀들은 목숨을 걸고 물질을 해야했다. 그리고 대부분을 당연하게도 빼앗겼다. 덕분에 먹을 것은 언제나 부족했고, 아이들은 굶주림에 익숙해졌다.


열두살이 된 새벽이는 수영을 할 줄 모른다. 새벽이가 5살 때 큰 언니가 물질을 하다가 죽은 이후로 엄마가 딸들에게 물질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새벽이는 막둥이가 태어나기 전 집을 나간 아버지 대신 아니 훨씬 전부터 노름으로 집안을 돌보지 않았던 아버지 대신 집안을 책임져 왔던 엄마를 돕기 위해서라도 물질을 배우고 싶지만 엄마의 불호령에 그저 친구들의 물질을 부러워할 뿐이었다. 위로 두 언니를 위안부로 끌려가기 전에 급하게 시집 보내려다 빚까지 져서 집안 살림은 더 안좋아졌다. 그랬기에 막둥이를 낳고 얼마 안되서부터 새벽이 엄마는 물질을 다시 나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7~8개월은 걸리는 출가 물질을 가기로 한다. 어린 아이들만 두고 가야했으니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불안했을까. 그럼에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가슴 아플 따름이었다.


일본의 횡포를 견디다 못한 해녀들이 들고 일어나 시위를 했고, 그러다 주동자들이 잡혀 들어가는 사건도 있었다. 그럼에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꽤 많은 해녀들이 출가 물질을 떠났고, 새벽이는 마을의 왕할머니에게 부탁을 해서 물질을 배우기 시작했다. 엄마의 말을 거역하게 됐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탓이다. 다행히 새벽이는 물질에 소질을 보였고, 엄마가 없는 시간동안 해녀가 되어갔다. 꽤 긴 어른들의 부재 속에서도 아이들은 자랐다. 일제의 온갖 탄압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곧게 자라났다. 12살의 어린 나이에도 가족을 위하는 아이의 마음, 전쟁에 끌려간 남자들을 대신해 서로 도와가며 마을을 지켜내는 해녀들. 힘들고 아픈 시간 속에서도 서로를 위하며 자리를 지켜낸 사람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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