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고 싶다 케이스릴러
노효두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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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씩 속편이 계획되어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없음에도 속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 있다. 바로 이 책이 그랬다. 속편, 아니 아예 시리즈로 출간되어도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신기하게도 등장인물들이 개성이 있는 캐릭터들이긴 해도 딱히 매력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음에도 말이다. 현실에 이런 능력을 가진 탐정이 정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고남준은 슈퍼 리코그나이저(super-recognizer) 그러니까 초인식자(언뜻 본 얼굴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얼굴 고유의 굴곡 혹은 비율 등으로 동일인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자. 보통 선천적으로 이런 능력을 지닌 채 태어나는데 이 능력을 인지하고 스스로 개발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라고 한다.)의 능력을 후천적으로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 스스로 자신만의 방법으로 능력을 개발하게 되었다. 그가 처한 상황이 그를 그렇게 이끌었던 걸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의 이런 비상한 능력은 실종 아동을 찾는데 쓰인다. 다만.. 불법 계약에 여러 불법적인 일로 사건을 마무리 하기에 그가 하는 모든 일은 비밀리에 이루어져야만 했다. 그를 고용한 사람들은 일이 모두 끝난 후에도 그와의 계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된다. 그게 규칙이었다. 또 하나, 보통은 의뢰자가 탐정을 찾게 되어 있지만 남준은 스스로 의뢰인을 선택했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남준의 능력이 너무 아까웠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아니 경찰이 되어 미제사건전담팀에서 활약만 해도 수많은 숨은 용의자들을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많은 사건이 해결될 수 있을텐데. 물론 남준은 경찰이 되기에 적합한 인성을 지닌 인물은 아니었다. 남준의 가족사와 성장 배경 때문에 좀 비뚤어진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탓에 남준이 의뢰자들에게 '선택적 기회'를 주는 것일테고. 의뢰자들로선 그들에게 주어진 선택적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터였다. 왜 아니겠는가. 경찰이 몇년 혹은 몇십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일을 해결해 주고, 법 테두리 안에서 가해자의 죄를 묻기엔 가슴 속 응어리가 해결되지 않는데 말이다. 하지만 의뢰인들은 그 기회로 모든 응어리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알지 못했다. 남준과 거래를 마친 후의 결말을 보면 말이다. 그게 참 착잡했다. 오랫동안 찾아 헤맨 자식의 생사 확인, 그리고 알게되는 실종 후의 일. 진실은 밝혀져야 하는게 마땅하지만, 끔찍한 진실을 알게되었을 때의 부모의 마음은 또 어떨지..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무겁다. 실종 후 자식이 살아돌아와도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라는 또 다른 문제가 가족을 기다린다는 것도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스스로 실종되기를 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야기 속 인물의 사연은 누구 편을 들기가 참 애매했다. 자식 마음도, 부모 마음도. 어쩐지 이해가 될 것 같아서 말이다.


너무나 술술 잘 읽히던 이야기였다. 여형사와 남준, 그리고 남준의 친구 은비. 세 사람의 조합이 꽤 나쁘지 않아 다음 이야기로도 만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여형사와 함께 진짜 미제사건을 제대로 해결하는 활약을 보고 싶다. 이야기 마지막까지 찾지 못한 남준의 어머니도 찾을 수 있으면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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