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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사이트 오브 유
홀리 밀러 지음, 이성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책 소개글을 읽자마자 궁금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지몽을 꾸는 남자 조엘과 현실에 충만한 여자 캘리의 러브 스토리라니 로맨스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눈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다. 이 책과 함께 거론되는 <미 비포 유>, <시간 여행자의 아내>, <어바웃 타임> 이 작품들 모두 너무 재미있게 봤던터라 더 기대가 되기도 했다. 이야기는 조엘과 캘리의 시점에서 번갈아 진행된다. 우연한 만남이 서로의 호감으로 이어지고, 생각지 못하게 이웃이 되면서 커플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인연이었다. 누구와도 인연을 맺지 않으려 발버둥치던 조엘도 이번만큼은 굴복할 수밖에 없었을만큼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행복한만큼 조엘은 두렵고 무섭기도 했다. 그의 예지몽은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이었으니까.
옳은 일이어야 했다. 왜냐하면 나에게 문제가 하나 있는데, 어릴 때부터 예지몽을 꾼다는 것이다. 실제인 듯 너무나 생생한 꿈에 놀라 잠에서 깨곤 한다. 정확히 몇 년 몇 월 며칠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언제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런 꿈은 거의 매주 한 번씩 꾼다. 좋은 꿈도 있고, 나쁜 꿈도 있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꿈도 있다. 사고, 병, 고통 같은 불행한 사건을 암시하는 꿈을 꾸엇을 때가 가장 두렵다. 그래서 나는 늘 초조해하고 바짝 긴장해 있다. 누군가 멋지게 짜놓은 계획에 뛰어들어서 운명의 방향을 돌려놓아야 할지도 모르니까. 때로는 생명을 구해야 할 때도 있다. - P. 14
"꿈을 꾼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적도 있어?"
"내가 개입하면 결과가 달라져. 그러니까 내 꿈은.... 일종의 예언인 셈이지." - P. 163
솔직히 나는 꿈 때문에 불안증을 앓는 조엘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만큼 정확한 예지몽을 꿀 수 있는 능력이라면, 삶을 더 잘 살 수 있도록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의 꿈이 그의 개입으로 결과가 달라진다면 더더욱 말이다. 특히 불행을 미리 막을 수 있다는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물론, 병과 같은 질병과 관련되어서는 막고 싶어도 막을 수 없을지 몰라도 최소한 예방 혹은 빠른 치료를 가능할 수 있게는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너무 자주 그런 예언의 꿈을 꾸어야 한다는게 지치고 힘들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매번 나쁜 꿈을 꾸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꿔도 그의 개입으로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건데 왜 그렇게 자신의 능력을 거부하고 싫어하는 걸까? 내가 너무 좋은 점만 보고 생각하는 걸까? 꿈을 꿔도 깨어나면 기억 못하는 꿈을 꾸는 일이 태반인 나로서는 조엘의 불안증을 오롯이 이해할 수는 없었다.
"병원에 있는 네 엄마를 보러 갔을 때 내 선택이 옳았다는 걸 알았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행복하게 죽을 수 있었으니까. 네 엄마에게 남겨진 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내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선택이 옳았다고 믿는다." - P. 360
그래서 그가 캘리와 이별을 선언했을 때, 캘리와의 사랑을 결국 포기 했을 때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아버지와 같은 선택만이 상대방의 행복을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가 증명하면 되는 일 아니었을까? 스스로 달라져서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애를 쓰기보다 상대방의 행복을 위한다는 핑계 아래 사랑을 포기한 것으로 느껴진건 나뿐일까? 사랑하는 상대의 미래를 알게 되었는데, 하필 그 미래가 불행인 경우 그 시기가 다가올 때까지 스트레스를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캘리의 말처럼 함께 노력이라도 해봤다면.. 그랬다면 어땠을까? 소극적인 조엘의 행동들이 참 아쉬웠다. 그가 좀더 적극적으로 상황을 이끌어 나갔더라면, 좀더 삶을 긍정적으로 살았더라면.. 그랬다면 더 다채로운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해서 말이다. 이 이야기가 영화화 예정이라고 한다. 코로나로 언제 만들어져서 개봉을 할지 기약이 없긴 하지만, 영상으로 만나는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