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실에 갇힌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8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1월
평점 :

어느새 1년여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 책의 출간을 보고 시간의 흐름을 깨닫는다. 작년 7월은 우리 딸이 태어날 달이기도 해서 아이의 탄생을 기다리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올해는 그때 태어난 딸이 훌쩍 자라 하루종일 껌딱지가 되어 정신을 쏙 빼는 통에 잠을 줄여가며 읽었더랬다. 내년엔 어떤 상황에서 다음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고 싶기도 하다. 이번 작품 역시 엄지 척 하게 만들만큼 굉장한 스토리였다. 어떤 의문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회수되는 완벽함. 그렇다고 쉬운 사건도 아니고 엄청 복잡하고 난해한 사건을 매우 작은 틈 하나하나 비집고 들어가 기어코 진실의 한 조각으로 만들어 버리는 집요함. 정말이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어쩜 이렇게 갈수록 완벽한 이야기가 되어 가는가!! 이 시리즈를 애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완벽한 기억과는 달리 감정적 부족함 투성이인 데커 이 남자.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조금씩 인간미를 찾아가는 모습 또한 반갑다. 하지만.. 그럴수록 불안한 것도 있다. 그의 뇌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몰라서 말이다.
이번 사건은 데커가 딸의 14번째 생일을 맞아 고향 벌링턴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조용히 딸과 아내를 추모하고 있는 그를 찾아온 한 남자. 그는 데커가 형사로서 맡은 첫 살인사건의 살인자 메릴 호킨스였다. 기억 속의 남자와 너무나 다른 모습이면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은 그인지라 결코 이렇게 만날 일이 없을 사람이라 데커는 단번에 알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밖으로 나온 이유는 말기 암 때문이었다. 곧 세상을 떠나게 될 정도로 이미 망가진 몸을 한 그가 데커를 찾아온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누명을 벗겨달라는 것이었다. 완벽하게 모든 증거가 그를 가르켰기에 그가 범인일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다. 데커는 옛 파트너를 찾아 그때의 사건을 다시 한번 되돌려 봤지만, 별다른 의문은 없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호킨스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 당한채 발견되었다. 이로써 데커는 진짜 의문을 갖게 된다. 도대체 왜?! 그때 피해자 가족과 사건에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 그리고 현장을 다시 찾아보고 둘러보면서 그때 완벽했던 사실들이 사실은 의문투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완벽하게 조작된 사건!!
파면 팔수록 의문은 깊어지고 알고보니.. 엄청난 일이 엮어 있는 사건이었다. 정말이지 데커는 사건을 몰고 다니는 남자였다. 그것도 대형사건으로 말이다. 그저 한 남자의 누명만 벗기면 되는 줄 알았더니, 나중엔 국가적인 사건이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이런 일이니 죽을 고비 또한 여러차례. 그의 친구 마스 역시 그를 따라다니다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커의 곁을 지키며 사건을 돕는다. 위험 속에 사는 남자지만, 인복이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고, 자신의 실수를 만회한 데커. 비록 그 사건의 주인공은 죽은 뒤였지만, 늦게나마 진실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이번에도 너무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려서 FBI에서 쫓겨나는 줄 알았는데, 천만다행..!!! 다음은 어떤 사건이 데커를 찾아올지.. 궁금하다. 내년에 만나게 될 다음 작품!!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