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정원
닷 허치슨 지음, 김옥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갈수록 수법이 진화하고 잔인해지는 연쇄살인마들을 소설 속에서 꽤나 많이 만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나보다. 내 생각보다 더 다양하고 끔찍한 살인마들이 아직 넘쳐나는 듯하다. 어디까지 더 기괴하고 잔혹해질 수 있는걸까. 이번 책에서 만난 연쇄살인마는 정신을 해부해보고 싶을만큼 파괴적이고 독특하면서 이기적인 욕망으로 가득찬 악마 그 자체였다. 이쯤되니 작가의 정신세계 역시 궁금했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었던건지.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소름이 돋았다. 나비정원의 이야기는 연쇄살인마의 피해자 중 한명인 마야가 자신이 겪어야 했던 일들을 FBI 특별수사관 빅터와 에디슨에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소름끼치는 그곳에서의 일들을 회상하며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마야의 태도는 수사관들의 의심을 사기도 한다. 피해자이자 가해자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수많은 피해자를 생산한 이번 사건에 몰린 관심은 클 수밖에 없었고, 발견된 피해자 중 상원의원의 딸도 포함되어 있었기에 FBI 에서는 빠르게 정보를 얻어내야 했다. 하지만 마야와 구출된 소녀들 모두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왜일까?


소녀들이 발견된 곳은 일명 나비정원이라 불리는, 정말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소녀들에겐 죽음의 공간이었지만. 납치 당한 뒤 등 전체에 강제로 문신이 새겨지고, 수시로 강간을 당하다가 임신을 하거나 크게 다치거나 혹은 21살 생일이 되면 온간 화학약품에 의해 강제로 박제를 당해야 했으니 말이다. 정원은 언제나 20~25명 정도의 여자들로 유지되었다. 자신만의 기준이 명확했던 범인. 하, 진짜. 이 짓을 몇십년동안 이어왔음에도 어째서 경찰은 낌새도 채지 못했단 말인가. 얼마나 많은 소녀들이 희생되었을지.. 그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음이었다. 놀라운 것은 연쇄살인마에게는 아들이 둘이나 있었고, 큰아들은 아빠에 버금가는, 아니 그 이상의 악마라는 사실이었다. 재미삼아 죽이고, 기분에 따라 학대하고. 이런 모든 것들을 즐기는.. 그런 나쁜놈. 둘째아들은 그나마 평범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그래서 마야가 둘째아들을 이용한 탈출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거고.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 연쇄살인범의 관심을 받고 싶어 스스로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어버린 여자도 있었다는 것이다.


끔찍한 이야기였지만, 가독성이 좋아 술술 잘 넘어갔다. 읽는 내내 현실 속 이야기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물론 현실에선 더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겠지만, 굳이 알고 싶지는 않다.) 이런 나쁜 놈들과는 같은 지구상에서 살고 싶지가 않다. 이런 놈들만 모아서 우주로 보내버렸으면 좋겠다. 다시는 지구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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