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 연애와 비슷한 것
미야기 아야코 지음, 김은모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어려서부터 연예인에 큰 관심이 없었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생겨 얘기를 할 때도 그렇구나 정도였다. 그나마 좋아했다 싶은 연예인은 GOD, 그중에서도 보컬 김태우였다. GOD 그룹이 한창 재민이 키우던 때, 우연히 TV를 틀었다가 김태우가 재민이를 안고 자장가를 불러주던 장면을 봤다. 그때의 그 목소리에 반했더랬다. 좋아했다해도 다른 노래보다 꾸준하게 찾아듣고 우연히 TV에서 보면 좀더 관심있게 보는 정도였을 뿐이긴 하지만. 다른 친구들처럼 좋아 죽을 정도로 연예인을 좋아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뭐랄까.. 너무 다른 세상 사람이라 내게는 현실감이 없다보니 저런 사람도 있구나 정도에 그친 느낌이랄까? 지금도 마찬가지다. TV랑 워낙 안친해서 (보는 프로그램(대부분 장수 프로그램)이 대체로 정해져 있는데 그나마도 챙겨보지는 않는다. 평소 TV를 잘 틀지 않다보니..) 연예인을 잘 모른다. 그래서 종종 다른 사람과 대화가 안되기도 한다. 내가 이렇다보니 지인들을 보면 한번씩 연예인을 저정도로 좋아할 수 있다는게 너무 신기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감정과 열정을 쏟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럽기도 했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나이와 상관없이 연예인을 좋아해서 덕질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5명의 여성들처럼 말이다. 각기 다른 배경과 외모를 지닌 5명의 여성들이지만, 데뷔를 준비하는 아이돌 그룹 스노우화이트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어린 아이돌, 그것도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준연예인을 이렇게까지(애정도 식고 바람도 피우는 남편이지만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어 상관없다거나, 좋아하는 연예인 때문에 결혼을 할 수 없다거나, 꿈에 그리는 아들로서의 대리만족 등등) 좋아한다는게 솔직히 나로서는 공감할 수 없는 일이기는 했지만, 이 5명의 여성들에겐 덕질이 그들의 삶의 활력소였고, 그들 자신의 행복이었으며, 일상의 엔돌핀이었다. 덕질을 할때만큼은 그녀들에게 맡겨진 역할(엄마, 아내, 직장인 같은.)이 아닌, 오로지 그녀 자신이 될 수 있었으니 그 누가 뭐라할 수 있을까.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 해내면서 즐기는 취미생활인걸!


다만 자신은 만년 3등 밖에 되지 않는 인생을 산다느니 하는 식의 자기 비하 발언들은 너무 자주 등장해서 그런지 좀 불편했다. 외모면 외모, 재산이면 재산, 생활이면 생활. 무엇하나 부족함 없이 살아가는 인물이나 능력없는 남편과 양아치 아들 때문에 힘들게 살아가는 인물이나 어쩜 그렇게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사는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선 부러운 삶일 수도 있다는걸 왜 모르는 걸까.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원하는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곧바로 자기 비하를 하게 되는 그녀들이 참 안타까웠다. 그래도 각자의 일상에서는 아웃사이더와 같았던 그녀들이지만, 스노우화이트를 중심으로 뭉치면서 점점 '친구' 관계로 발전하는 모습은 흐뭇했다. 스노우화이트 때문에 곤란한 일을 겪기도 하지만, 그 곤란함을 또 다른 문제점의 해결점으로 만들어 버리는 건 통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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