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회장의 조건 단비어린이 문학
윤지현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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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갈수록 각박해지고 사는게 더 힘들어지기만 하는 것 같은 요즘이다. 어른들의 이런저런 고민을 아이들이 알면 얼마나 알까 싶지만, 아이들이라고 마냥 모를 수가 없다. 여러 기기를 통한 미디어 노출은 아이들의 성장을 빠르게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른들 세상 못지 않게 아이들 세상 또한 치열하다. 치열할 수밖에 없다. 태어나면서붵 경쟁을 시작해야 하는 아이들이니 말이다. 지금의 세상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더 많은 것을 빼앗는다. 아무것도 모른채 한창 뛰어놀아도 부족할 아이들이 학원을 뺑뺑 돌며 아침부터 늦은 시간까지 책상 앞에 붙들려 있다. 쉬는 날에는 해외연수부터 각종 봉사활동, 자격증 공부들로 스펙을 쌓아야 하니 진짜 자신의 나이답게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이렇게 아이들이 아이들 답지 않게 자라지 못하는 것은 결국 우리 어른들 탓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은 이런 치열함 속에서도 굳건히 자라난다.


5가지의 짧은 이야기 속에서 만나는 아이들만 봐도 그렇다. 학생회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괴로워 하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이 해야할 일을 해나가는 슬기, 마음이 아픈 병을 앓고 있는 형 때문에 많은 것을 양보하고 인내해야 하는 세환이,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것을 내보이기 싫은 진주, 역시 할머니와 단둘이 살면서 가난한 자신의 처지에서 벗어나고픈 아영이, 온 가족이 예뻐하는 반려견 예삐가 눈에 거슬리는 종현이. 각자만의 어려움이 있지만 아이들은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한발 나아간다. 결코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그렇게 마음을 다지며 성장하는 아이들이 참 예쁘고 대견해 보였다. 성장하면서 계속 상처 받고 극복해야 하는 일들이 반복되겠지만 옆에서 응원하는 친구와 가족이 있는 한 아이들은 잘 자랄 것이다. 


먹먹한 이야기들이 참 많았다. 모든 아이들이 같은 출발선에서 공정하게 최소한의 경쟁을 하며 자랄 수는 없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이 많이 웃고 스트레스 덜 받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갈수록 웃음을 잃어가고 각박해지기만 하는 세상보다는... 아이들이 이야기를 통해 친구의 상황과 생각을 이해하고 배려해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나와 다른 생각을 지녔다고 해서 틀렸다는게 아니라는 것을,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친구의 아픔을 때로는 모르는척, 때로는 가만히 지켜봐 주는 것 또한 배려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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