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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화불기 2
좡좡 지음, 문현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https://blog.naver.com/kindlyhj/222112087959 ☞ 소녀 화불기 1
와.. 정말 인생 한치 앞도 볼 수 없다더니. 불기의 삶이 그랬다. 어느 하루는 거지로, 어느 하루는 명문가의 여식으로. 어느 하루는 군주가 되기 직전으로, 또 어느 하루는 또 다시 모든 것을 잃고 죽음을 마주하더니 또 어느 하루는 구사일생으로 진짜 자신의 신분을 찾았다. 지루할 틈 없이 빡샌 인생이라고나 할까? 어쩌면 거지였던 삶이 더 행복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신분상승을 하고부터는 계속 목숨의 위협을 받아왔으니까. 진짜 삶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해도 어쩜 이렇게 고난의 연속일까. 전생에서 현재까지 이어진 인연의 남자. 난 이 남자 정말 별로였다. 아끼고 위하는 것처럼 보였어도 결국은 전생처럼 불기를 이용하기만 하고 그녀를 죽이려 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알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빨리 손을 쓸 줄 몰랐다는 말은 성의가 없어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등장한 또 다른 남자, 동방석. 의술, 무공, 인물. 뭐 하나 빠지는게 없다. 아니 무슨 등장하는 남자들마다 이렇게 능력치가 높담?! 정작 불기는 한번 보면 빠질 수 밖에 없다는 눈 빼면 그저 평범한 소녀일 뿐인데. 어쨌거나 동방석 이 남자는 정말 의외의 인물이었다. 그가 나타난 덕분에 불기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엇는데, 이게 또 전전세대로부터 이어진 인연이었을 줄 누가 알았겠나. 하지만 이런 남자들이 줄줄이 나타난들 불기는 이미 한 남자를 점 찍어 뒀으니 무슨 소용이람. 두 사람이 이어지기까지는 또 여러 난관이 있긴 해도 행복을 향한 난관이었으니 기꺼이 헤쳐나가는 두 사람이었다.
그간, 그러니까 불기가 죽기(?) 전까지 어떤 신분을 가지게 되도 불기는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 자리가 자신의 자리라는 생각을 해본 일이 없었고, 매번 불편하게 여기기만 했다.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햇으면 했지, 그 자리에 머무려고 한 적이 없었다. 다시 살아난 후, 불기는 드디어 진짜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그리고 자신의 출생에 얽힌 비밀도 제대로 알게 된다. 딸을 낳지 않으려고 대가 끊길 위기에서도 서른명의 후첩들에게서 아이를 낳지 않은 할아버지, 조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삶을 내던지 전도유망 했던 삼촌, 그리고 딸에게 정해진 불행을 물려 주느니 차라리 죽음을 내리려 했던 엄마. 불기가 불행한 살을 살아내야 했던 것만큼 그녀의 가족 모두가 힘들고 아픈 운명 속에 던져졌었다. 불기가 자신의 자리를 찾으면서 멈췄던 가문의 약속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쉴틈없이 몰아치는 사건들이 눈을 떼기 힘들게 만들었다. 다만, 결말이 조금 아쉬웠다. 정말 이렇게 끝나는거야?! 했으니까. 물론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서는 좋았지만, 참 아쉽다. 그래도 드라마의 결말보다는 훨씬 나아 보인다. 드라마는 결말 때문에 욕을 많이 먹은 모양이었다. 개연성 없이 주요 등장인물들이 죽기도 했다니까. 당시 실검에 오를 정도였다니 아쉬운 걸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안그래도 긴 회차로 볼 엄두를 못 냈는데, 욕 왕창 먹은 결말 때문도 드라마는 봐지지 않을 듯!! 이 이야기는 소설로 만족하련다. 술술 잘 읽히는 한 소녀의 성장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