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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박물관
오가와 요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책 제목과 소개를 보자마자 궁금했던 책.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읽어봤다.
그런데 읽다보니 내가 예상했던 이야기가 아니다?!;;
난 유품 박물관이라고 하길래,
감동적이면서 따뜻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는 내 생각과 달리 묘하기만 했다.
결말도.. 설마 이렇게 끝이야?! 했으니;;
좀 당황스러운 결말이라고나 할까?
이 책 바로 전에 읽은 책의 결말도 별로였는데,
이 책의 결말도 내 마음엔 썩 차지 않는다.

박물관 기사로 한 마을에 도착한 나.
그러고보니 등장인물들 모두 이름이 없다.
그냥 나, 소녀, 노파, 정원사, 가정부 등으로
지칭할 뿐. 이게 또 독특하다.
아무튼, 나는 조용하지만 아름다운 마을의
커다란 저택에 도착한다.
그의 고용인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노파.
노파는 자신만의 철학으로 박물관을 만들려고 하는 중이었다.
그녀가 만들고자 하는 박물관은 유품 박물관!
그런데 그 유품이라는 것이 죽은 사람이 생전에 얘기했거나
혹은 그 가족들이 기능하는 것이 아니었다.
마을의 누군가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노파가 찾아가서 그 사람의 인생을 알 수 있을만한
물건 하나를 훔쳐오는 것이었다.
노파가 11살때부터 시작된 이 일이 지금까지
이어졌으니 얼마나 많은 유품이 모여있겠는가..
그 유품들을 잃어버린 가족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조차 알지 못할테니
찾아볼 생각도 못했을터.
하지만 박물관을 개관 하면 그간 노파가
무슨 짓을 해왔는지 다들 알게될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파는 왜 유품 박물관을 만들고 싶은걸까?

좀 당황스러웠다. 박물관을 만들고자 하는 의미가.
하기사. 그 누구도 물건을 수집한 노파가 아니고서야
물건의 의미를 알 수 없고, 히스토리도 알 수 없다.
때문에 다른 사람이 봤을 땐 그냥 쓰레기일 수도 있다.
죽은 당사자나 가족들이 큰 의미를 부여한 물건이
아니고선 그 물건에 담긴 이야기를 알기란 어렵다.
그럼에도 박물관을 만들려고 하는건..
그저 자신이 수집한 물건들에 대한 집착이었나?
그저 물건을 보존하고 싶을 뿐이라니..?!
그래서일까. '나'가 물건에 담긴 히스토리를
노파에게 듣고 정리해서 물건과 같이
배치하고자 했던건.

살인사건이 벌어졌고, 누가 살인범인이 알게 되었음에도
어째서 덮어두려는 걸까? 유품 박물관이 왜 그렇게 중요해졌지?
갑작스러운 형의 부재는 또 뭘까?...
아이가 곧 태어난다고 했던 형 부부에게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걸까, 아니면 노파 가족들이
'나'를 이곳에 묶어두려고 하는 걸까?
왜 나는 형에게 바로 가보려 하지 않는걸까?...
충분히 가볼 수 있음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끝으로 갈수록 당황스러웠다.
소녀는 어째서 노파의 양딸이 된건지,
마을에서는 박물관 개관을 몰라서 방문을 안하는건지,
형사들은 박물관을 보고서도 왜 조사를 제대로 안하는건지.
책을 다 읽고나서도 풀리지 않는 의문들 투성이였다.
가독성은 좋은 편이다. 후루룩 읽었으니까.
하지만, 여러가지 부분에서 많은 의문을 남긴채
이야기가 끝나버려서 책을 들고 한참 당황했다.
감동적인 이야기일거라 생각하고 읽어서인가?
애초에 기묘한 이야기로 분류하고 읽었어야 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