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모르는 척하세요 - 현대 귀신 편 문화류씨 공포 괴담집
문화류씨 지음 / 요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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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문화류씨'라는 작가의 이름을 보고 중국 괴담집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다보니.. '음?! 부산? 도깨비? 이거 우리나라 괴담집이었어?!' 깜짝!! 더 두근두근 하며 읽기 시작했다. 하필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까, 평소 아가들이 잠이 들면 비로소 책을 읽고는 했는데, 그러면 어김없이 두 반려견들이 내 주변에 누워서 내 곁을 지켜주곤 했다. 그런데 이날은 두 반려견이 윗층에 놀라가서 하루 자고 오는 날이라 내 곁에 아무도 없었다는 얘기다. 적막이 흐르는 조용한 새벽. 여기에 태풍이 북상 중이라 날씨마저 음산했던 날이니 더 오싹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아우, 증말!! 다른 책부터 읽어?! 하지만 이미 시작했는걸..!! 조금 갈등을 하다 '에라, 모르겠다'며 읽기 시작했다. 한편 두편 세편.... 읽으면 읽을수록 오싹함은 더해갔고, 결국 아가들 근처에 누워서야 다시 읽을 수 있었다.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었을 때 '역촌'이라는 이야기를 읽고 있던 참인데 거기에 아이가 화장실에서 귀신을 마주치게 되는 장면이 있다. 정말 하필이면!! 화장실 가려니 얼마나 오싹하던지. ㅠㅠ 우씨.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이게 정말 실화일까? 허구일까?'가 의문이었다. 불가사의한 일들이 수없이 많이 일어나는 세상이니 실화라고 해도 믿기 힘들지만 믿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일거다. 그런데 작가 후기를 보니 실화와 허구가 적당히 섞여있더랬다. 충청남도가 배경인 <역촌>은 작가가 외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에 약간 살을 붙인거라고 했고, <무조건 모르는 척하세요>는 고향 친구의 경험담, <숨바꼭질>은 초등학교 시절 동네 형의 이야기인데 뉴스와 신문에도 난 끔찍한 사건이라고 했다. 이 세 이야기가.. 실화라고?! 세상에. 진짜?! 뜨악이다. '세상에 귀신은 없다'라고 생각하고 싶은 1인인지라 이런 이야기들이 실화라고 하면.. 무섭단 말이다. Orz.. 그런데 <귀가> 이야기는 솔직히 사람이 더 무서운 이야기였다. 101호가 귀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충분히 도와줄 수 있었던 이웃마저 외면해서 아기와 함께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야 했던거니까. 남의 가정사에 끼어드는게 아니라고는 하지만, 매일같이 이루어지는 폭행과 폭언을 들으면서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었을까. 그래서 난 그 옆집 사람들이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승과 제자>편은 진심 소름이 쫙쫙. 스승님이 자신을 발견해 달라고 제자를 불렀던 걸까? 다만, 가족의 죄는 덮어주고 싶은 마음에 옆집 아주머니의 방문은 외면하려 했던 거고. 참.. 안타깝고 속상하면서도 소름 끼쳤던 이야기다. 이 이야기 역시.. 사람이 제일 무서운 이야기였다. 살아있는지 아닌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니. 그래도 남편이고 아버지인데. 하늘은 이상하게도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을 일찍 데려가는 경향이 있다. 이런 나쁜 놈들이나 좀 빨리 데려가주지. 귀신들도 그래. 엄한 사람 말고 나쁜 인간들한테 들러붙지. 에휴! 간만에 오싹하면서 소름돋는 이야기들을 참 재미나게 읽었다. '옛날 귀신'편도 있던데, 한번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읽게된다면 반려견들이라도 곁에 있을 때 읽을테다. 아니면 아이들 낮잠 잘때, 낮에 읽거나!! 한밤중이나 새벽에 읽을건 못되는 듯! 너무 무서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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